[미디어펜=김연주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최근 2년 간 가산금리 비중을 높이고 수신금리는 낮춰 수천억원대의 이자이익을 봤다.

7일 은행연합회 공시 자료에 따르면 시중은행 7곳의 지난 6월 기준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 평균금리는 연 2.65~2.92%다.

해당 은행은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SC제일·씨티은행 등이다.

이중 가산금리 비중은 41.1~47.1%로, 평균 44.4% 수준이다. 가산금리 비중이 대출금리의 절반에 육박하는 셈이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고객들의 신용도를 토대로 한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진다. 가산금리는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산정하며 ‘영업비밀’을 내세워 구체적 기준 및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

은행들은 가산금리 비중을 지난 2년간 계속 늘려 왔다. 2년 전 6월 가산금리 비중은 평균 18.6%로, 올해 6월 비중이 평균 44.4%임을 고려하면 2년간 2.4배 오른 셈이다.

KB국민은행은 15.5%에서 44.3%로 3배 가까이 늘렸고, 2년 전 28.4%로 7개 은행 중 가장 높았던 신한은행도 1.6배 증가시켰다.

2014년 4.5%였던 농협은행은 2년 만에 46.6%까지 무려 10배 이상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의 평균금리는 2014년 6월 연 3.31%에서 올해 6월 연 2.92%로 0.39%p 떨어지는 데 그쳤다.

한국은행이 2년여간 5차례에 걸쳐 금리 1.25%p를 내린 것을 감안하면 매우 적은 하락 폭이다.

은행들은 고객에게 주는 예·적금 금리인 수신금리도 지난 6월에 이어 지난달 또 내리는 등 지속적으로 하락시켰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9일 '레드몽키스마트정기예금'의 금리를 연 1.20%로 내렸다. KEB하나은행은 '오!필승코리아 정기예금2016'의 금리를 낮췄고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도 같은 기간 자사 수신 상품의 금리를 한 차례씩 하향조정했다.

이처럼 대출금리 하락은 최소화하고 수신금리 하락 폭을 키우면서 은행들은 상반기에만 수천억원대의 이자이익을 기록했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은행 등 5대 대형은행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11조3517억원으로, 작년 상반기(10조8423억원)보다 3.8%(4094억원) 늘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활용해 이익을 방어하고 있고, 금융당국은 이를 묵인해주면서 은행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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