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옥 "정통보수세력 자긍심 바탕으로 정도로, 초심으로 가야"
오정근 "'정의' 가장 좌경화 포퓰리즘 아닌 시장경제 철학 가져야"
[미디어펜=한기호 기자]8·9전당대회 전날인 8일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외부 비대위원들은 임기 종료를 하루 앞둔 소회를 밝히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한 보수우파정당으로서의 정체성과 원칙을 지키는 정책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새누리당에 당부했다.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마지막 제27차 혁신비대위회의에서 김희옥 비대위원장은 우선 "그간 열과 성을 다해 비대위 활동에 전념해준 우리 비대위원 여러분들의 열정과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그동안의 당 혁신 노력에 대해 "국민의 눈으로 보면 부족한 부분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몸을 낮췄다.

김 위원장은 "새누리당은 정통 보수세력임을 자임하는 정당이다. 그리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주역이란 자긍심을 가진 정당이다. 그 자긍심을 바탕으로 어려울 수록 정도(正道)로 가고, 초심으로 돌아가면 국민이 함께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새누리당은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가장 엄격하고, 국민 앞에 겸손하며,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정당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 및 당 사무처 당직자 등이 8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마지막 제27차 회의를 진행하기 전 손을 맞잡고 사진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뒤이어 각 비대위원들이 68일간의 비대위 활동을 마치며 소회를 언급하는 시간을 가졌다.

식품의약안전처장 출신 정승 비대위원은 "참여할 때 기대도 있었고 우려도 있었지만, 지난 두달여를 되돌아보면 새누리당의 새로운 희망과 시작을 봤다"며 "내년 대선에서도 정권재창출이라는 꿈을 갖고 지난 두달여 동안 했던 주인정신과 열정을 갖고 국민들을 섬긴다면 반드시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덕담을 건넸다.

동국대 경제통상학부 교수인 민세진 비대위원은 당을 향한 칭찬과 쓴소리를 함께 건넸다. 민 위원은 "당 내부에 와서 보니 제가 뵌 국회의원과 당직자 한분 한분이 진심으로 어떻게 하면 국민들께서 좋아할까, 어떻게 하면 좋게 비칠까 골몰하고 있단 걸 알게 됐다"고 당을 호평했다.

다만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집권 9년차 여당의 매너리즘 때문인지, 아니면 너무나 생각이 비슷한 분들끼리만 소통하기 때문인지 국민의 마음을 읽는 데 부족함이 있다는 것 역시 느꼈다. 또다른 한편에선 원칙과 정도가 타협에 밀리는 모습 또한 봤다"며 "국민의 마음에 좀 더 넓고 크게 다가가주길 바란다. 그와 동시에 원칙과 정도를 깊고 고집스럽게 고민해주기 바란다"고 보수정당으로서 원칙에 충실하라는 충고를 남겼다.

민 위원은 그동안 진행된 회의에서 '포퓰리즘' 논란이 인 야권의 청년수당 정책을 "마약성 진통제"라고 비판하고, 100% 전일제 무상보육 주장을 "세금낭비다. 납세자의 실급이 반영돼야 한다"고 지적하는 한편 "노동유연성을 제고하는 파견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등 작은 정부·시장친화적 입장을 꾸준히 견지해왔다.

현직 건국대 ICT금융학과 교수로 '포용적 시장경제' 개념을 제시하는 등 당내 경제 '우클릭'을 주도해온 오정근 비대위원은 지난 10년간의 저성장, 취업난, 선심성 복지 비대화 등 사회문제가 계속될 경우 "경제사회적 불안이 커지면서 정치문제가 좌경화되기 쉽다"고 상기했다.

오 위원은 "이런 상황이 오면 집권만 생각하는 좌파 정치권은 대중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포퓰리즘을 '정의의 이름'으로 주장하면서 사회를 더욱 혼란에 빠트린다. 대기업 규제와 법인세 인상에 열을 올리며 성장 기반마저 잠식시킨다"며 "정의로워보이지만 20~30년 후면 혼란을 초래할 분배와 복지만 주장하는 좌파정당이 아니고,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성장과 양질의 일자리를 기본으로 주장하는 보수우파정당이 이 때문에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가지 당부사항으로 "새누리당의 개혁과 혁신은 이와 같은 당이 나아가야할 무거운 역사적 소명과 비전, 철학을 분명히 인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며 "둘째로 그런 비전과 철학을 토대로 한국을 선진국 반석 위에 올려놓아 후손들이 안정되고 번영된 국가에서 살아갈 수 있는 정책과 전략을 개발할 분야별 전문가를 많이 발굴·영입해서 정책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당 정책노선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을 촉구했다.

   
▲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 및 당 사무처 당직자 등이 8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마지막 제27차 회의 공개발언을 마친 직후 손을 맞잡고 사진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국회 사무차장 출신 유병곤 위원도 "정당과 정치는 여론의 목소리에 굉장히 귀를 기울이고 존중해야겠지만, 수시로 변하는 일부 왜곡되거나 과장된 여론에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 없이, 말없는 표출되지 않는 국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국가를 위한 소신과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밖에 30대 청년 여성 변호사 임윤선 위원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은 선택 강요를 느끼고 있다"며 "도대체 누구를 찍어야 할지, 찍긴 찍어야 하는데 예능프로그램에서와 같이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는 기분"이라고 대선후보 '가뭄'을 지적한 뒤 "최고로 매력적인, 이성적인 정당이 되길 다시 한번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