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대상' 이정현·주호영, '범박' 이주영·한선교 당권경쟁
최고위원 5자리 놓고 10명 경쟁…전대 현장 대통령 참석여부 주목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은 총선 참패 이후 약 4개월만인 9일 오후 2시 잠실체육관에서 제4차 전당대회를 열고 당대표와 최고위원, 여성·청년 최고위원 등 차기 지도부를 선출한다.

이번 당대표 경선은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로 개편하는 당헌당규 개정에 따라 최다 득표자 1명만 선출하고, 이하 득표자는 모두 낙마하며 최고위원 선거를 별도로 진행한다.

당대표 후보는 기호순으로 이정현 이주영 주호영 한선교 의원 4명이다. 현재로선 이정현 이주영 주호영 후보가 선두 3강구도를 보이고 있지만 최종 승자를 점치긴 어려운 상황이다.

'1인1표'로 실시되는 대의원과 선거인단 투표를 70%, 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30% 반영한다.

앞서 지난 7일 6만9817명의 선거인단이 투표에 참여해 20.7%의 투표율을 기록한 가운데, 이날 9135명의 대의원이 전대 행사장에서 투표한다.

이미 실시된 선거인단 투표는 물론, 이날 대의원 현장투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는 전대 레이스 막바지에 불거진 계파 수장이 표심에 개입했다는 '오더(Order) 정치' 논란으로 보인다.

수도권에서 마지막 합동연설회가 열린 지난 6일 '김무성계'에서 특정 후보들에게 투표하라는 문자메시지가 폭로되고, 친박계 내부에서 '이정현 의원에게 투표하라'는 문자를 돌린 사실 등이 알려져 후보간 공세 대상이 되기도 했다.

당초 '무계파'를 천명했으나 강성 비박계 의원들과 단일화를 이룬 주호영 후보와, 범친박계 이주영 후보는 이정현 후보에 대한 친박계 오더 투표 의혹을 제기했다. 이정현 후보는 주호영 후보가 두 차례의 단일화를 이룬 후보라며 역공을 취했다.

한선교 후보는 비박계 수장 김무성 전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박성중 의원사무실에서 당원들에게 돌린 '주호영(당대표)·강석호(최고위원)·이은재(여성최고)·이부형(청년최고) 후보에 투표하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폭로하며 정면비판을 가했다.

계파간 폭로정치에도 불구하고 비박계 후보 단일화의 파괴력은 작지 않을 전망이다. 김용태 의원과 정병국 의원의 각각 후보등록 포기와 중도 사퇴를 통해 비박 단일후보로 확정된 주호영 후보는 반(反)친박 성향의 표심의 상당부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간주된다.

김무성 전 대표 역시 앞서 두 차례의 '비박 단일화' 주문 및 지지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전날(8일) "비주류 단일후보인 주 후보가 당대표가 되는 게 회초리를 든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말한 바 있어, 주 후보는 직전 대표의 지지기반도 무난히 흡수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는 4·13총선 참패 최대 원인이 '계파 갈등'이라고 진단된 만큼, 비박계의 노골적인 오더 정치라는 비판과 반감에 의한 표심 이탈이 발생할 여지도 적지 않다.

'1인 2표'로 치러지는 최고위원 경선은 다수 득표자 4명을 순서대로 뽑되, 4명 중 여성이 1명 이상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최고위원 주자는 이장우·정용기·조원진·정문헌·함진규·이은재·강석호·최연혜(기호순) 후보 총 8명으로 표면적으로 2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과거 최다득표자가 차지했던 대표최고위원 몫이 한 자리 줄고, 별도 선출직인 청년최고위원이 신설된 가운데, 6명의 남성 후보들은 기본적으로 여성 후보들과의 득표경쟁을 벌이면서도 최대 3명까지만 선출될 수 있어 문이 상당히 좁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각각 비박계·친박계로 꼽히는 이은재·최연혜 후보는 여성 몫을 놓고 맞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현직 IT사업가인 유창수 후보와 당 중앙청년위원장인 이부형 후보(기호순)의 양자 대결로 압축된 청년최고위원 경선은 별도로 치러진다. 유 후보는 지난 6일 이용원 후보와 단일화 경쟁에서 승리한 바 있다.

이렇게 해서 선출되는 당대표 1명, 최고위원 5명이 정진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의장, 대표가 지명하는 최고위원 1명 등 9명의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구성한다.

당대표는 이전 체제와 달리 당 사무총장 이하 주요 당직에 대한 인사권을 전면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강화됐다.

이날 전대의 결과는 후보자 14명의 정견발표가 실시된 데 이어 현장투표 결과가 집계되는 즉시 오후 7시쯤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전대 참석 요청을 받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현장에 모습을 드러낼 경우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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