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춘 항무국 "국제정세 대응해 중단했었다"…사실상 대북제재 이완
北노동미사일 발사 규탄 언론성명도 '사드반대 명시' 요구하며 저지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지난 3월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2270호 만장일치 채택에 따라 유엔 회원국들은 북한과의 교류를 자제하고 있으나, 최근 중국이 북한과의 교역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와 영토가 직접 맞닿아있지 않은 중국이 훈춘과 가까운 북한 나진항을 경유해 상하이로 화물을 운송하는 사업이 5개월 만에 재개됐다는 것. 

10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중국 훈춘시 항무국은 "목재 1000t을 실은 3700t급 '슌싱'호가 6일 북한 나진항을 출발해 9일 중국 상하이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슌싱호는 중국 훈춘을 출발, 나진항을 거쳐 상하이로 물건을 실어 나르는 배로 2015년 6월11일부터 운항을 시작했다가 2016년 3월18일 12번째 항해를 마지막으로 운항을 중단했다. 하지만 5개월 만에 운항을 재개한 것이다.

훈춘시 항무국은 "특별한 국제정세에 대응해 5개월 동안 운송을 중단하고 항해 안전을 확보하는 작업을 진행했다"며 '특별한 국제정세'라는 언급을 통해 사실상 대북제재의 일환으로 운항이 중단됐음을 인정했다. 

앞서 훈춘시 항무국은 올해 초 나선시 경제합작국과 협의해 해당 항로의 운영을 확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훈춘시 항무국에 따르면 지난 9차 항해까지 컨테이너 455개와 화물 약 5600t이 운송됐다. 

VOA는 "중국은 한반도 동해 쪽으로 나갈 출구가 막혀 있어 북한 항구를 빌려 동해로 진출하는 데 적극적"이라면서 "훈춘과 멀지 않은 나진항을 물류경제 발전을 위한 중요 수단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중국 공산당은 컨테이너 화물을 상하이에서 배로 나진항까지, 이후 철도를 통해 러시아 모스크바까지 운반하는 컨테이너 수송사업을 계획도 계획했다고 보도했다.

훈춘-나진항-상하이를 잇는 항로가 재개된 것은 중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의 대북제재 결의 이행 의무에 대한 책임감보다는 자국 이익과 동해 진출 등 지역 패권에 더욱 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단 이번 교역 재개는 대북제재의 '구멍'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며, 북-중 교역과정에서 금지품목에 대한 철저한 전수조사 등 정상적인 조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VOA에 따르면 중국은 북한이 노동미사일 2발을 발사한 지난 3일부터 미국·일본의 요청에 따라 안보리에서 긴급 추진된 대북 규탄 언론성명 채택에 거부권을 행사, 9일 끝내 무산시켰다.

중국은 대북 규탄 성명에 '한반도 사드배치 반대'를 명시할 것을 요구했으나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자, 4일부터 추진된 '침묵절차'를 통한 성명 채택에 계속 이의를 제기하며 최대시한인 9일 오전까지 수차례 연장, 종료시켰다. 성명 채택 무산과 북중 교역 재개 모두 사드 반대라는 정치적 이유와 무관하지 않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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