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2주만인 12일 새벽 대외용 라디오 매체인 평양방송을 통해 남파 공작원 지령용인 난수방송을 새롭게 내보냈다.
이날 새벽 1시15분부터 4분40초간 여성 아나운서가 “지금부터 27호 탐사대원들을 위한 원격교육대학 정보기술기초 복습과제를 알려드리겠다”면서 “509페이지 68번, 742페이지 69번…”과 같은 식으로 다섯 자리 숫자를 읽었다.
특히 이번 방송은 북한이 앞서 지난달 15일과 29일 내보냈던 난수 방송과는 다른 내용이다.
북한은 지난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난수방송을 중단했다가 16년만인 올해 재개해 6월24일, 7월15일과 29일에 이어 이날 네 번째로 난수방송을 내보낸 것으로 정부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 등은 북한이 난수방송을 최소 지난 5월부터 재개했으며, 지난해 하반기에도 난수방송처럼 보이는 방송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북한 전문 매체 ‘노스코리아테크’의 운영자 마틴 윌리엄스가 지난 9일(현지시간) 38노스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북한이 내보낸 난수방송에 대해 “군사훈련용 방송처럼 보이지만 방송 청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난수방송으로 불리는 기능이 의문스러운 방송”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도 지난 2월 대북방송을 통해 난수방송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해 남북한이 난수방송으로 심리전을 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최소 5년 전부터는 라디오방송을 통하지 않고 평양이나 중국에 설치한 공작소에서 영상이나 음성 파일에 정보를 암호화해 숨기는 스태가노그래피 기술로 지령을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인터넷이 안되는 북한지역에선 이런 통신 수단을 쓸 수 없기 때문에 한국이 북쪽의 요원들과 접촉하는 데는 라디오가 가장 좋고 안전한 방법일 수 있다.
북한의 난수방송 재개와 관련해 남파공작원 출신들은 북한이 최근 들어 사용해온 스테가노그라피 대신 옛날 방식인 난수방송으로 전환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들은 “인터넷을 이용해 지령을 내리는 스테가노그라피의 경우 이메일을 받는 사람이 특정되어 있기 때문에 간첩이 누구인지 알면 해킹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북한이 자신들의 방송으로 내보내는 난수방송의 경우 누가 이 방송을 듣는지도 모를뿐더러 간첩 외에는 지령 내용도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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