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더불어민주당은 광복 71주년인 15일 역시 올해로 68주년을 맞은 대한민국의 1948년 8월15일 건국을 두 차례에 걸쳐 부정하고 나섰다.

박광온 더민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와 관련 "(박 대통령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애국애족 정신과 광복의지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한데 대해 평가하지만, 올해를 건국 68주년이라고 말한 것은 선열들의 노력을 부정하는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은 1919년 기미독립선언으로 건립됐고 1948년 정부가 수립된 것이다. 이는 역사적 사실이며 제헌헌법의 전문에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1주년 광복절 중앙경축식 축사를 통해 "오늘은 제71주년 광복절이자 건국 68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1945년) 광복을 되찾아 (1948년) 대한민국을 건국한 선각자들은 자유민주주의 헌법 질서를 바탕으로 모든 국민에게 기회의 균등을 보장하고 경쟁과 창의를 촉진하는 나라의 기초를 세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안중근·윤봉길 의사를 비롯한 독립유공자와 유가족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인사"도 표했다.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이에 앞서서도 같은날 오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버젓이 선열들의 항일독립운동을 폄하하고 부정하는 일이 이땅에서 벌어지고 있다. 건국절 주장"이라며 "대한민국은 기미독립운동과 함께 1919년 4월11일 중국 상하이에서 건국됐다"고 1948년 8월15일 건국을 극력 부정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1948년 (7월17일) 제정된 제헌헌법은 전문에서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이제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한다'고 선언했다"며 '1919년 건국, 1948년 재건'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어 "이렇게 명백한 역사적 사실과 헌법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국절을 주장하는 건 독립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선열들과 민족혼을 능멸하는 것이며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건강한 역사인식을 부정하는 신(新)식민사관"이라면서 건국절 주장을 '역사 부정·왜곡'으로 규정하고 폐기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제헌헌법 전문을 근거로 든 더민주의 이같은 주장은 '일제로부터의 민족 해방'을 기치로 한 2·8독립선언과 3·1운동 독립선언만으로 대한민국이 건국됐다는 것으로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립정신의 계승'이라는 문구는 독립운동을 존중한다는 선언적 성격이 강하며, 실제로 2·8과 3·1 독립선언서에는 '대한민국'이나 '민주(국가)'가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민주식 해석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1948년 재건' 주장도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로 노선을 확정한 대한민국 헌법이 공포되기까지 일어난 미국식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를 각각 신봉하는 임시정부 요인들의 국가정체성 노선갈등을 무시한 해석으로  보인다.

나아가 더민주가 1948년 건국론을 '역사 부정·왜곡'이자 '신 식민사관', '항일독립운동 폄하'로 규정한 가운데 박 대통령이 건국 68주년을 공식 언급하면서 이같은 비난이 모두 박 대통령에 쏠린 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