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의 ‘200일 전투’가 시작된 지 70일을 넘긴 가운데 북한주민들은 그동안 일요일도 없이 노력 동원돼왔던 것으로 15일 전해졌다.
김정은이 36년만에 7차 당대회를 열면서 ‘70일 전투’를 벌였던 당시에는 북한에서 ‘태양절’로 불리는 4월15일 김일성 생일에 사상 처음으로 북한주민들이 쉬지 못하고 동원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정통한 대북소식통은 15일 “김정은이 지난 5월 당대회를 준비하면서 70일 전투를 벌여 주민들이 사상전을 치르느라 고통을 겪었는데 연이어 200일 전투를 벌여 주민들을 상대로 노동력 착취가 극심하다”고 했다.
김정은은 김정일 시절 ‘천리마 속도’를 넘어서 새로운 속도전인 ‘만리마 속도’를 내세워 주민들을 몰아붙이고 있다.
지난 70일 전투 때 북한주민들은 하루 12~14시간의 고된 노동에다 ‘새벽5시 결의모임’과 ‘350개 구호 암기’ 등 사상전을 치르느라 고통받았다. 소식통은 “이번 70일 전투는 과거보다 더욱 혹독했다”며 “특히 당 창건일 정주년 때에도 150~200개이던 구호가 대폭 늘어나 주민들의 정신적 고통이 컸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5월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2016~2020)’의 첫해 목표 달성을 위해 6월 초부터 ‘충정의 200일 전투’를 선포했다.
200일 전투는 평양시 려명거리 건설에 주민은 물론 간부들까지 투입해 노동력 착취가 극심했다. 소식통은 “평양시에 새로 조성되는 거리에 30~40층 이상 되는 건물 100여개가 70여일만에 모습을 갖추고 외벽칠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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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3월18일 평양에 새로 건설될 '려명거리'의 조감도을 공개했다./연합뉴스 |
려명거리는 김정은이 지난 3월 지시해 4월부터 착공돼 건설 중인 새로운 시가지로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영생탑이 있는 영흥사거리까지를 말한다. 40여 동의 아파트와 60여 동의 공공건물이 건설되며, 아파트는 35층과 40층, 50층, 55층, 70층짜리 등이 들어선다. 이 가운데 50층과 55층 아파트의 골조공사는 지난달 말과 이달 초에 마무리됐다.
실제로 북한 매체가 지난달 31일 현재 건설 중인 평양 려명거리의 70층짜리 아파트 골조공사를 약 두 달 보름 만에 끝냈다고 선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조선인민군 김형철소속부대 군인건설자들이 려명거리 건설장적으로 제일 높은 70층 살림집 골조공사를 불과 74일만에 완성하는 눈부신 기적을 창조하였다”고 보도했다.
또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달 12일 최근 려명거리 공사장을 다녀온 한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시 간부부터 노동자까지 대거 공사장에 동원되어 건물을 짓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인력 외에 변변한 건설장비도 없는 북한이 려명거리 건설 현장에 평양시민들을 대거 동원하고 있다는 것으로 소식통은 “시민들이 아침에 (각자의 일터로) 출근했다가 퇴근 후 곧바로 려명 거리로 향한다”면서 “군대와 지방에서 올라간 돌격대들은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공사에 내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방에서 올라온 돌격대원들은 각자 먹을 식량을 스스로 준비해서 평양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FA는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지방에도 1개 공장당 2~3명을 려명거리 공사장에 보내라는 지시가 떨어졌다”며 “며칠 전 ‘옥수수 10㎏을 준비해 가지고 올라오라’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함흥에서 돌격대원들이 각자 먹을 식량을 지고 평양으로 향했다”고 알렸다.
한편, RFA는 지난 10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의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최근 들어 단둥세관을 통해 북한으로 들어가는 차량 행렬이 대폭 늘었다”면서 “낮에는 중국이 대북제재를 시행하는 것처럼 조용하다가 밤 8시쯤 되면 북한에 들어가려는 차량이 긴 행렬을 이루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시행되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평양시내 건설사업을 벌이고 주민들을 상대로 노동력을 착취할 수 있는 것은 중국과 교역에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한은 그동안 ‘제재 무용론’을 선전하는 수단으로 려명거리 완공 과정을 상세히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은 안보리 결의 2270호가 채택될 때부터 북중교역 차단 항목에 북한주민의 생계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로 예외조항을 만들어 대북제재의 구멍을 키웠다는 비판이 있다. 이후 우리 정부가 사드배치를 결정하자 보란 듯이 북한과 교역을 정상화시켰다. 최근 북한과 중국 사이에 정상교역은 물론 모든 밀무역이 살아났으며, 북한이 수출금지 품목을 이름만 바꿔서 중국으로 수출하는 경우 눈 감아 주고 있다는 중국소식통들의 전언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RFA는 단둥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으로 들어가는 화물차는 모두 컨테이너 차량이며, 건설자재라고 신고된 운송물품에는 쌀과 특수용접봉, 창유리, 타일 등 려명거리 건설에 필요한 물자들이 실려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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