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강진 토담집과 식당서 배석자 없이 회동…대화내용 비공개
손학규 측 "박원순, 먼저 만남요청…대선연대 불가피하지 않나"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6일 전남 강진에 칩거 중인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을 찾아 장시간 비공개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야권의 잠재적 대선후보군이자 손 전 고문이 사실상 정계 복귀를 앞둔 시점에서 이번 만남은 더민주 대권 구도에서 친노계 수장 문재인 전 대표의 독주를 막기 위한 '물밑 연대'가 아니냐는 등 여러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소속 손학규 전 상임고문(왼쪽)과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이 지난 16일 박 시장의 요청으로 전남 강진 손 전 고문의 토담집에서 비공개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좌), 미디어펜(우)


이번 주 여름휴가 중인 박 시장은 휴가 첫날인 16일 오후 손 전 고문이 머물고 있는 강진 백련사 인근 토담집에 들렀다고 정치권 관계자들이 18일 전했다.

손 전 고문은 토담집에서 박 시장에게 차를 대접한 뒤 강진의 한 식당에서 함께 식사했다. 배석자 없이 이뤄진 비공개 만남이 끝난 뒤 박 시장은 숙소가 있는 목포로 곧바로 이동했다.

두 사람의 대면은 지난 2월 손 전 고문의 사위 빈소에서 만난 이후 6개월여만이다.

두 사람은 경기고 동문으로, 박 시장이 시민단체 활동을 하고 손 전 고문이 경기도지사를 지낼 당시에도 교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 시장이 야권통합 후보로 출마했을 때 손 전 고문이 당시 민주당 대표로서 박 시장을 지원사격하기도 했다. 

이번 회동은 두 사람이 대권행보를 본격화하기 위한 수순으로 정치권에서 간주되고 있다.

박 시장은 올해 2월 국무회의에 참석해 누리과정 예산 국고편성을 요구하면서, 최근엔 지난 2일 국무회의와 전날(17일) 전국시도지사 청와대 오찬에서 잇따라 자신의 정책인 청년수당을 강변하면서 청와대와 대립각을 지속함으로써 정치적 이목 끌기에 나서고 있다.

손 전 고문은 과거 정계은퇴 선언 이후 지속했던 칩거를 마치고 4·13 총선 이후 바깥 행보를 노출하며 사실상 정치재개의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양측의 대화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선을 앞둔 물밑 연대'라는 정치적 해석이 주변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박 시장 측 관계자는 "강진을 지나다가 들른 것으로 특별한 목적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고 했다. 최종윤 서울시 정무수석은 "정치와 관련된 대화내용이 전혀 없었다"며 말을 아꼈다.

손 전 고문 측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한 측근인사는 "박 시장 측에서 비공개 만남을 요청했다"면서 "두 분이 저녁식사를 하면서 덕담만 나눴을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또다른 측근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두 분이 연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를 염두에 두고 만남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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