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사상최고, 전장등 신수종 투자 사업재편 시장 신뢰감 높여
   
▲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자칭 미래학자라는 최윤식 아시아미래연구소장이 2013년초 <대담한 미래2>에서 '삼성몰락론'을 제기했다. 한국은 삼성위기론으로 휘청거렸다. 그는 삼성위기를 잔뜩 부풀려서 '강연장사'를 했다. 기업과 단체 등에서 그에 대한 강연요청이 쏟아졌다. 

최윤식은 당시 삼성전자가 2016년에서 2017년사이에 몰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전자 주가도 3-4년안에 20분 1에서 40분의 1로 추락할 것이라고 겁을 잔뜩 줬다.

그의 경고가 하도 황당하고, 충격적이었기에 정부와 언론, 기업들이 그의 책을 구입해서 열공했다. 삼성마저 그를 초청해서 강연을 듣고자 했다고 한다.

당시 삼성전자 주력인 스마트폰 사업은 갤럭시S5판매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미래 신수종으로 선정한 바이오 전지 태양광 등도 가시적 성과가 없었다. 실적도 급감했다. 분기별 영업이익이 잘 나가던 2012년의 10조원대에서 일년만에 7조원대로 급감했다. 그해 3분기에는 3조원대로 쪼그라들 것이라는 위기의 그림자가 삼성안팎에 어른거렸다.
 
최윤식은 이런 암울한 분위기를 틈타고 삼성 몰락론으로 삼성과 한국을 뒤흔들었다. 마침 세계최대 휴대폰업체였던 핀란드 노키아가 침몰한 것도 영향을 줬다. 최윤식은 미국 모대학에서 미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자랑했다. 미국박사니 나름대로 예지력이나 근거가 있나보다 했다. 그는 삼성이 조만간 소니나 노키아처럼 쓰러질 것이라고 겁을 줬다. 심지어 주력인 스마트폰 사업을 매각해야 한다고까지 했다.

삼성전자는 최윤식의 몰락론을 보기좋게 KO시켰다. 삼성전자 주가가 18일 164만원으로 장을 마쳤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 주가 200만원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43배로 애플의 4.3배에 비할 때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상승여력이 충분하다. 200만원 주가시대를 예상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8조원대를 기록했다. 3분기에도 노트7 출시 호재로 8조원대를 유지할 전망이다. 분기별 영업이익을 보면 올 1분기 6조6800억원, 2분기 8조1400억원을 기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3분기에 8조700억원, 4분기 7조7900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갤럭시 스마트폰은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확고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분기 세계시장 점유율은 22.7%. 애플의 11.8%에 비해 두배가량 높다. 중국 화웨이 9.4%, 오포 5.3%, 샤오미4.3%, LG전자 4.2% 등으로 삼성이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리더십이 고객과 시장의 합격점을 받고 있다. 갤럭시S7과 노트7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영업이익이 분기별 8조원대를 회복했다. 바이오및 전장 신수종사업도 착실히 기반을 닦고 있다. 수년전 삼성위기론, 심지어 삼성몰락론까지 제기됐던 것을 잠재우고 삼성전자의 경쟁력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부회장이 지난 7월초 선밸리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해 로메티 CEO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3년만에 삼성분위기는 완전히 바뀐 것이다. 최윤식은 이제 쥐구멍으로 들어가야 할 지경이다. 그런 엉터리 장사로 삼성과 국민들을 현혹시켰기 때문이다. 예언이라는 게 원래 너무나 많이 틀린다. 때론 황당하기조차 한다. 알려진 위기는 위기가 아니라는 세간의 속설을 실감한다.

삼성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금 정상에 올라선 것은 이재용의 혁신적 리더십이 빛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과 시장은 이부회장의 리더십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눈부신 성과는 이부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이부회장은 그룹경영을 진두지휘하면서 그룹문화와 경영방식을 과감하게 개혁하고 있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사업재편과 매각, 인수합병, 그룹문화 혁신, 본업인 제품경쟁력 제고, 생산기지의 재편 등을 숨가쁘게 진행했다.

와병중인 부친 이건희회장과 다른 경영스타일로 삼성을 바꿔가고 있다.

이재용리더십은 '옵티멀(optimal)경영'으로 요약할 수 있다. 최적의 사업구조 조합을 추구해 경영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세계일등, 이등 사업만 남기고, 나머지는 매각하거나 합병한다는 전략이 두드러진다. 90년대 GE의 명장 잭 웰치의 경영철학과 유사하다. 전자와 금융 바이오 등에 가용재원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보이고 있다. 

이건희회장은 '마하경영'을 내세운 바 있다. 제트기가 초음속을 돌파하려면 설계도에서부터 엔진 소재 부품까지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JY의 사업재편은 파격적이었다. 실로 충격적이었다. 화학과 방산부문을 한화, 롯데 등에 과감하게 매각했다. 이들 사업은 현재도 이익을 낸다. 적자사업이 결코 아니다. 이재용의 시각은 뚜렷하다. 삼성이 잘 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자는 것.

삼성이 세계 1등으로 육성할 수 없는 사업이라면 삼성이 최고의 주인이 아니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해당사업을 더욱 잘 키울 수 있는 기업을 찾아주는 것이 삼성에도 좋고, 해당기업에도 긍정적이라는 것. 서로가 윈-위하는 것이라는 실용적 사고가 뚜렷하다.

JY의 옵티멀경영이 가장 극적인 빛을 발한 것은 삼성의 강점을 최대한 살린 갤럭시S7개발과정에서 잘 나타났다. 19일 한국과 전세계에 선보인 갤럭시노트7도 사상 최고의 안드로이드폰이란 극찬을 받고 있다. 삼성에 가장 인색했던 월스트리트 저널이 칭찬을 했다.

월스트리저널은 그동안 갤럭시S시리즈 스마트폰에 대해 싸구려 재질에 복잡하고 산만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제품으로 평가절하했다. 갤럭시 노트 7에 대해선 평가를 완전히 바꾸었다.

S5와 S6가 애플 아이폰 5, 6에 밀린 이후 갤럭시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 취약점이 제기됐다. 언론과 전문가들은 삼성이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에 더욱 치중해야 한다고 했다.

JY는 삼성이 잘하는 데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최대강점인 하드웨어를 더욱 강화하는 게 차별화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결과는 적중했다. 노트7에는 세계 최초로 홍채인식기능을 탑재했다. 홍채인식 기능은 삼성전자내 시스템LSI사업부에서 개발한 기능이다. 화질도 세계 최고수주을 자랑한다. 계열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사용했기에 가능했다.

세계 스마트폰용 OLED는 삼성이 전체의 95%를 공급하고 있다. 거의 독점수준이다.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첨단 기술이다.

갤럭시 S7도 방수기능과 엣지디스플레이도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 8조원대 재진입은 S7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인수합병도 속도를 내고 있다. JY는 전자 등 주력사업에 필요한 기술이나 경쟁력은 인수합병을 통해 해결하고 경향이 뚜렷하다. 이건희회장은 그룹내에서 육성하는 것을 즐겨했다. 인수합병이 별로 많지 않았다. JY는 정반대다. 미래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되는 인수합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건희회장이 순혈주의를 선호했다면, JY는 혼혈주의다. 필요한 핵심기술은 과감하게 사들이고 있다. 미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영향으로 기업을 사들이는 것에 대해 개방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다.

JY주도로 인수한 것들을 보면 미국 프리미엄 주방가전업체 데이코, 결제업체 루프페이, 클라우드업체 조이언트, 스마트카업체 빈리, 미국 IoT업체 스마트싱스, 캐나다 클라우드업체 프린터온이 대표적이다.

신수종사업인 자동차 전장사업 투자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자동차 부품사업 인수협상도 주목된다. 중국의 BYD에도 지분투자를 했다. 

JY는 조단위기업을 사들이는 빅딜보다는 특정한 분야에서 차별화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에 집중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대 스몰딜에 주력하고 있다. 거창한 이름값을 하거나, 화려한 명성을 갖고 있는 회사를 선호하지는 않는다. 삼성에 꼭 필요한 기술기업이 공략대상이다. 이를 핀셋인수합병이라고 한다.

JY의 인수합병은 주력인 스마트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전에 집중된다. 자동차전장사업도 신수종으로 앞으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선택과 집중전략에 충실하다. 선단식 경영은 배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잘하는 분야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전자및 전장, 금융 바이오 등에 승부를 걸고 있다.

그룹문화를 바꾸는데도 힘쓰고 있다.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은 삼성의 관료주의를 혁신하자는 것이다. 회의줄이기, 보고체계 단순화, 직급단순화, 수평적 호칭, 성과형 보상 등으로 조직문화를 개혁중이다. 실리콘밸리기업 문화를 이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속도와 효율을 중시하자는 게 JY의 철학이다.

   
▲ 이재용 부회장은 옵티멀경영을 통해 세계 1, 2등하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비주력사업은 더욱 잘하는 기업들에 매각했다. 선택과 집중전략에 충실하고 있다. 이재용리더십도 뛰어난 퍼포먼스로 인해 시장에서 신뢰를 받고 있다./연합뉴스

이재용의 '뉴삼성'은 일단 순항중이다. 사업포트폴리오 재편과 혁신도 성공했다. 스마트폰 사업의 호황과 경쟁력강화도 눈부시다. 미래 신수종인 전장사업 강화도 신뢰감을 주고 있다. 이건희회장의 와병이후 불투명했던 거버넌스와 리더십도 확고히 장악했다. 계열사간 합병과 지분구조 변화를 통해 그룹장악력을 높였다.

그룹회장 승계만 안했을 뿐이지, 사실상 그룹경영권을 완벽하게 행사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퍼포먼스는 삼성의 총수가 될 능력과 비전을 갖췄음을 입증했다.

이제 JY가 그룹회장에 취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그룹 안팎에서 제기된다. JY의 나이가 49세다. 어느덧 50을 바라보고 있다.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어가는 만큼, 회장을 맡아 책임경영을 가속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회장도 이병철 창업주의 타계이후인 87년 46세의 나이에 대권을 승계했다. JY도 충분한 자격을 갖춘 셈이다.

미국을 주도하는 페이스북의 저커버그, 구글의 래리 페이지, 중국의 마윈 등 글로벌 IT CEO들을 감안하면 JY의 승계는 빠를수록 좋다.        

JY의 뉴삼성이 지속가능하기위해선 지배구조 안정화, 주력사업 경쟁력 강화및 신수종 투자 확대 등이 필요하다. 현재 JY 특유의 옵티멀 경영방식은 이같은 리스크들을 잘 해결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