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남미 대륙 최초의 올림픽으로 기록될 리우올림픽도 이제 이틀여가 채 남지 않았다.
한국은 이번대회 '10-10(금메달 10개, 종합순위 10위)' 목표에 대회 최종일까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과 열기는 여느 올림픽 못지 않았다.
특히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올림픽 기본 정신을 몸소 보여준 선수들의 투지는 대한민국을 감동의 물결로 빠뜨렸다.
|
|
|
▲ 펜싱 박상영이 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에서 열린 2016리우올림픽 펜싱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헝가리의 게자 임레에게 15대 14로 역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확정짓자 환호하고 있다./사진=뉴스1 제공. |
그 첫주자는 펜싱 대표팀의 20살 청년인 박상영 선수다.
첫 올림픽에 출전한 새내기 막내에게 메달을 기대한 이는 많지 않았다.
박상영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남자 에페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3위의 강자 게자 임레(헝가리)와 만났다. 세계랭킹 21위의 박상영은 2라운드를 마친 시점에서 9-13으로 뒤지며 이변을 기대하기는 역부족으로 보였다.
누구나 "끝났다"라고 생각한 순간, 주문을 외우는 듯 끊임없이 뭔가를 중얼거리는 박상영의 모습이 전세계에 생중계 됐다.
"할 수 있다". 박상영은 누구도 기대하지 않던 순간에도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고 있었다.
믿기 힘든 상황이 벌어졌다. 10-14 스코어에서 박상영은 5점을 내리 득점해 마침내 펜싱 에페 사상 첫 금메달을 한국 올림픽 대표팀에 안겼다.
박상영은 결승전이 끝난 뒤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절박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희망을 찾고 싶었다"며 20대의 시원한 패기를 보여줬다.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한 진종오도 이번 대회에서 몸소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투지'로 우리를 감동시켰다.
진종오는 11일 브라질 리우 데오도르 올림픽 사격센터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50m 권총 결선에서 193.7점을 쏴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본선 1위로 결선에 오른 진종오는 10m 권총사격에서 5위에 그친 아쉬움을 털어내고 비교적 손쉽게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듯 했다.
그러나 올림픽 무대는 언제나 이변이 존재한다. 결승 무대에서 9번째 격발 순간 6.6점을 쏘며 순식간에 7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진종오는 2004 아테네올림픽 공기소총 50m 결승에서 긴장감 가득한 무대에서 '6.9점' 이라는 점수를 쏘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당시만해도 "금메달이 아니면 의미 없다"는 의식이 팽배한 만큼 진종오는 값진 은메달에도 비난 여론에 몸살을 앓아야 했다.
12년이 지난 올림픽 무대에서는 달랐다. 진종오는 실수에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10m 권총 사격 우승자인 베트남의 호앙 쑤안 빈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실수에도 굴하지 않고 올림픽 신기록을 쓴 그의 정신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다.
양궁 여자대표팀의 장혜진도 포기를 모르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장혜진은 4년전 런던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간발의 차이로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러나 장혜진은 의욕을 잃지 않았다. 또 다시 수년간 화살을 과녁을 향해 조준했다.
어렵사리 리우올림픽 대표팀에 탑승한 장혜진은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팀의 맏언니로써 첫 주자로 나서 상대방을 기선제압하는데 역할을 다했다. 첫 올림픽 무대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인한 정신력으로 대담하게 활 시위를 당겼다.
8년 연속 단체전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앞두고 부담감에 시달렸을 팀 동료들에게 장혜진은 맏언니로써 기보배, 최미선 등을 다독이며 목표를 완수했다.
여자 양궁 개인 4강전에서는 개인 라운드 랭킹 3위이자 런던올림픽에 이어 대회 2연패 및 2관왕을 노리는 기보배를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걸며 새로운 2관왕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한국 나이로 만 30세로 적지 않은 그녀지만 벌써부터 2020 도쿄올림픽 무대를 바라보며 또 다시 매진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열정을 가로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느낀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