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언제 한번 자리 만들자"…김영환 "집 잘 지어놨으니 오시라"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을 만나 "요즘은 예전에 하셨던 말씀대로 '저녁이 있는 삶'이 정말로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저녁이 있는 삶'은 손학규 전 고문의 2012년 당시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경선 슬로건이다.

안철수 전 대표의 이같은 언급은 그동안 당내에서 '손학규 영입론'이 산발적으로 제기된 것과 다른, 직접적이고 전격적인 '러브콜'로 해석된다.

안 전 대표는 전날(21일) 박형규 목사의 빈소가 차려진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상주 역할을 자청하고 있는 손 전 고문을 만나 이같이 말한 뒤 "언젠 한번 편한 시간에 따로 뵙고 격차 해소문제에 대해 깊은 말씀을 나누고 싶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 안 전 대표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가 계속 주장하는 격차 해소와 서로 간의 접점을, 깊은 얘기를 나누고 싶단 얘기를 드렸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손 전 고문은 "내가 산에 있지만 많은 사람이 찾아오고 하는데, 올 때마다 아주 어려운 얘기를 그렇게 한다. 우리나라가 자칫 수렁에 빠지지 않을까 염려가 든다. 저도 그런 고민은 하고 있다"며 "언제 한번 좋은 자리를 만들어 얘기를 나눕시다"고 화답했다.

그는 또 "서민·민생이 정말 어려워지고 사회적 격차, 불평등이 더 심해지고 대우조선·한진해운·현대상선처럼 중후장대 산업이 무너지고 우리나라 산업화의 주역이었던 울산 포항 거제도가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한다"며 "나라가 총체적 위기인데 남북관계는 완전히 절벽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김영환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저녁이 있는 삶'을 우리 당에서 좀 쓸 테니 사용료 없이 쓰게 해주십시오. 산에서 내려오시면 저희가 집을 잘 지어놨으니 와서 좀 편히 쉬시고요"라고 말하자 손 전 고문은 말없이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

이날 저녁 빈소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젠 (강진으로) 가시지 마세요"라며 농담 섞어 건넨 말에도 손 전 고문은 말없는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이밖에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등도 같은날 빈소를 찾았고, 하루 전인 20일 저녁엔 안희정 충남지사가 조문하러 와 손 전 고문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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