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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마녀사냥 초기, 바람을 잡던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페이스북에 흥미로운 논평을 했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검찰에 우 수석 수사 의뢰하는 것으로 특별감찰을 마무리했다는 소식을 접했다면서 "대통령이 (이석수 특별감찰관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았던 모양"이라고 쓴 것이다.
언론이 전한 조 의원 논평 중엔 또 이런 이야기들도 있다. "아직 힘이 있는 우 수석은 아마 특별감찰관에게 제대로 협조하지 않고 불평만 늘어놓은 것 같다" "특별감찰에 임하는 우 수석의 자세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우 수석에 대한 풍문을 유포하고, 차적 조회에 협조해준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가히 LTE급" "우 수석에 대한 수사도 같은 속도로 처리해야만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당연한 말이 헌법전 속에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길일 터" 등등과 같은 말들이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소속이지만 직무에 관해 독립적인 지위를 갖는다. 또 직무 수행에 있어 정치 중립을 지켜야 한다. 조 의원 말대로 대통령 힘이 있어야 감찰을 잘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어렵다면 특별감찰관법의 존재 의미는 없다. 설령 현실적으로 눈치가 보이더라도 특별감찰관에 임명된 자는 그 직위의 독립성과 정치중립을 규정한 법을 지켜야 한다. 그리고 그런 현실적 어려움이 있으니 법에 특별히 그 부분을 규정해 놓은 것 아닌가.
그런데 이 감찰관의 태도를 보면 애초에 그가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조차 의심스럽다. 특정 언론사 기자와 내통을 의심할 만한 전화통화를 한 것은 독립성이나 정치 중립과는 거리가 멀다. 또 조사 협조가 잘 안 돼 결과가 부실하다면 감찰 기간 연장을 요구해서라도 더 노력해야 할 텐데 하지 않았다. 본인이 거리낄게 없다면 사실조사를 위해 더 노력해야 했던 것 아닌가. 그러니 애초 이 감찰관에게 사실규명 의지가 있었던 것인지조차 의심스럽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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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수사 내용 유출 의혹에 휩싸인 이석수 특별감찰관. /연합뉴스 |
국민 개돼지로 보는 '우병우 무조건 사퇴' 요구
조응천 의원이 이석수 감찰관에게 먼저 지적해야 할 것들은 바로 이런 점들이다. 대통령 힘 운운하고 우 수석 비협조를 탓 할 게 아니라 이 감찰관에게 사실규명 의지가 있는 것인지 부터 지적해야 맞는 순서다. 조 의원은 검찰이 우 수석을 LTE급 속도로 수사해야 공평하다고 했는데 그건 이 감찰관도 마찬가지다. 조 의원이 기왕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으니 필자는 한 가지 더 묻고 싶다.
조 의원은 우 수석이 현직에서 물러나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그건 이석수 감찰관도 마찬가지 아닌가. 만약 청와대 민정수석 힘이 막강해서 검찰이 유죄를 무죄로 만들 것이라는 주장이라면 그거야 말로 국민을 개돼지 수준으로 보는 것이다. 우병우 죽이기의 광기어린 신공을 선보이는 조선일보를 비롯해 언론이 제기한 어떤 불법의혹도 사실로 드러난 게 없다. 깜도 안 되는 온갖 자잘한 것들까지 끄집어내 청와대를 나가라고 악을 지르는 모습은 많은 국민들로 하여금 오히려 의구심을 갖게 만들었다.
우병우 수석이 대한민국 꼭대기에 있는 사람인가. 검찰이 현직 민정수석 눈치를 본다고 불법을 불법이 아닌 것으로 만드는 재주라도 부린다는 말인가. 안 그래도 요샌 검찰이든 법원이든 툭하면 여론 눈치에 따라 기소하고 재판하는 포퓰리즘 세상이다. 조선일보를 비롯해 거의 모든 언론은, 4개 종편사가, 날이면 날마다 우병우 죽이기에 사생결단식으로 미친 칼춤을 추고 있는 게 지금 현실이다.
심지어는 출연 패널이 사건 배당도 안 된 시점에서 검찰이 우 수석을 횡령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장담하는 미친 소리까지 내질러도 그대로 방송이 되고 있다. 오히려 우 수석이, 여론을 왜곡하는 광기어린 언론의 눈치를 보는 검찰의 억울한 희생양이 될지도 모르는 판국이다. 우 수석 불법 의혹이 사실이라면 현직 민정수석 자리에 있다고 해서 별달리 유리할 게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우 수석 사퇴에만 집착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다. 조응천 의원의 사퇴 요구가 헛소리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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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일부 언론의 보도가 본말을 전도 시키며 정치쟁점화 하고 있다. 갈등과 정쟁을 부채질 하면서 정권 흔들기라는 의혹마저 제기되 있다. /연합뉴스 |
조선일보가 밝혀야 할 것들
작금의 우병우 죽이기 언론 광풍은 안 그래도 기울어진 운동장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나마 보수언론으로 생각했던 소위 조중동, 그중 특히 조선일보는 사익을 위해 얼마든지 변신할 수 있는 언론임을 이번 일로 증명됐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권력을 마치 자기 발밑에 두겠다는 식으로 우 수석과 청와대를 향해 히스테리를 부리는 듯한 모습은 언론권력 남용에 불과하다.
어찌됐든 현재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중심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우 수석에 대해서는 우선 철저하게 조사한 뒤에 "진상규명해서 문제가 나왔다면 1초라도 기다릴 수 있겠느냐. 당연히 의법조치해야 하고, 그 자리에서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감찰관에 대해서도 "(우 수석과 이 감찰관) 다 해당하지 않겠느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가 됐든, 이번에 (의혹이) 감찰관에 대해 제기됐고, 우 수석에 대해서도 제기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했다"고 얘기했다. 수사결과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것, 이게 상식이다.
조선일보가 우병우 낙마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것을 두고 세간에 여러 추측과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돌고 있다는 건 필자가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다. 모 인사가 부적절한 의혹에 연루돼 있다는 것, 회사의 민원제기가 거절당한 분풀이라는 것 등등이다. 조선일보가 왜 청와대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지 국민과 독자에게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 주기 바란다.
이런 식으로 양쪽이 대치하고 힘을 소모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국가적 낭비 아닌가. 또 이석수 감찰관이 감찰 내용을 기자에 흘린 것을 어떻게 입수했냐고 MBC에 따지고 청와대 불법사찰 의혹만 제기할 게 아니라 조선일보도 우 수석 처가 부동산 매매 정보를 어떻게 입수했는지 밝히면 좋겠다. 그게 공평한 것 아닌가.
우병우 수석은 아예 생매장이라도 할 것처럼 덤비면서 이석수 감찰관의 법위반 의혹에 대해서는 비판하지 않고 오히려 감싸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도 몹시 궁금하다. 뭐든 정도가 지나치면 의심을 산다. 작금 조선일보 우병우 죽이기가 딱 그렇다. 국민은 조선일보가 도대체 왜 그러는지 궁금하다.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박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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