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강령 '노동자' 삭제로 대립각…"분열선동" 맹비난→무시전략 선회?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 추미애 의원은 22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전날(21일) 당 강령 상 '노동자' 문구 삭제에 반발하는 인사들을 향해 '세상이 변하는 걸 모르고 헛소리를 하는 사람이 많아 답답하다"고 쏘아붙인 것과 관련 "크게 김 대표도 걱정 안했으면 좋겠다"고 일축했다.

당 주류 친문계이자 노동자 문구 삭제에 강력 반발했던 추 의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김 대표는 그동안 선거 과정에 당을 맡아 고생하셨고, 최근엔 경제민주화 강연도 하셨다. 당 외연 확장에 큰 역할 해주시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전대에서 저도 가급적이면 당이 이전투구에 빠지지 않고 당원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승리하는 강한 야당을 만들고, 구체적인 정책 비전을 제시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당으로 거듭나자고 강조드린다"고 덧붙였다.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나선 추미애 의원이 지나달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후보등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앞서 추 의원은 지난 18일 PBC라디오에 출연해 노동자 문구 삭제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역시 빨리 과거 지도체제를 끝내고 전대를 미리 해서 당이 제대로 대선준비를 했어야 이런 논란이 없었을 것"이라고 김 대표를 비판한 바 있다.

아울러 당내 강성파와 대립각을 세우는 김 대표를 겨냥 "누구나 분열을 선동하고 열패감을 낙인찍어서 당의 자부심을 무너뜨리는 일은 그런(김대중 전 대통령의) 의지를 받들지 못하는 일"이라고 사실상 분열·선동 조장자라고 낙인찍기도 했다.

추 의원이 이날 '이전투구에 빠지지 않고, 당원들에게 자신감을 주는' 당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김 대표의 행보를 두고 '분열을 선동하고 열패감을 낙인찍어 당의 자부심을 무너뜨린다'라고 표현한 것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전보다 비난 수위를 낮춘 대신 김 대표의 역할을 '당 외연 확장'으로 선 긋는 언급을 통해 무시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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