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양극단 제외 모든사람 힘 합쳐야" 사실상 긍정답변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과 손학규 전 상임고문을 모두 만나 국민의당에서 대선 경선을 치르자는 제안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이처럼 전향적인 야권 잠룡 끌어모으기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당내 유일의 유력 대선후보군인 안철수 전 대표는 "대선은 아주 많이 남았다"며 관망하는 모양새다.

박 비대위원장은 전날(22일) 국회 국민의당 원내대표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박 시장을 만나 우리 당에 와서 아름다운 경선을 해보자고 제안할 것"이라며 "손 전 고문과도 주말 목포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더민주 전대 결과를 보면 결국 친노·친문이 다 먹는다"며 "손학규, 정운찬(전 국무총리)은 물론 박원순까지 우리 당에 와서 비대위원장도 맡고 대선 경선 룰도 직접 만들어보라고 모든 것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했다.

안 전 대표는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보좌진협의회 출범식에서 박 위원장의 계획에 관한 질문을 받고 "지금 대선은 아주 많이 남았다. 지금 중요한 건 어떻게 하면 위기상황의 대한민국, 여기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한 진정한 해법을 찾는가에 있다"며 즉답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곧 퇴임을 앞둔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가 자신과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를 향해 '변모한다면 힘을 합할 수 있다'고 한 데 대해 "양극단을 제외한 합리적인 개혁을 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 대한민국의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본다"고 사실상 긍정 답변을 한 것으로 미루어 박 위원장의 '잠룡 모으기'를 거부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또 "더 이상 양극단 중 한쪽이 정권을 잡는다면 또다시 절반의 국민만 갖고 이 나라를 이끄는 불행한 사태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사실상 새누리당 친박계와 더민주 친문계를 양극단으로 규정, 중도세력을 자처하는 언급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박 시장과의 접촉여부에 대해 "아직 만나자고 구체적으로 일정은 잡지 않았다"고 했으며, 손 전 고문과는 "그런 뜻을 (당에서 이미) 전달했고, 손 전 고문은 소이부답했지만 안 전 대표와도 '만나겠다'고 했으니 저와 만나 이야기를 한 번 할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더민주 내 또다른 잠룡인 김부겸 의원과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해선 "물론 다 들어오면 좋지만, 거기까지 제가 이야기한 바도 없고 접촉한 바도 없다"면서 "(영입 계획은) 그분들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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