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주홍, 당 진로 공개논의 필요성 제기했다가 '면박'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국민의당이 23일 개최한 의원총회에서 황주홍(재선·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이 박지원(4선·전남 목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게 향후 당 진로에 관한 당내 의사소통 문제를 제기한 것을 계기로 두 사람 사이에서 고성과 욕설 섞인 언쟁이 벌어졌다.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비공개로 열린 국민의당 의총에서 황주홍 의원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로 나타난 당의 지지율 하락세 등을 들어 내년 대선을 앞둔 외부 후보 영입 등 당 진로에 대한 '공개 논의'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박지원 비대위원장을 겨냥해 '당내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황 의원에게 "언제든지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 통로가 있다"며 "원내정책회의에 참석도 안 하면서 그러느냐"고 핀잔을 줬다.

   
▲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운데)와 황주홍 의원(왼쪽)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당 진로를 놓고 설전을 벌인 끝에 고성과 욕설마저 주고받으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


박 위원장은 또 "나는 황주홍이 고개 빳빳이 들고 고개 숙이는 걸 보지 못했다. 5년 동안 정치 같이 했지만 박근혜 대통령한테는 한마디도 못 하면서 내부에 분란을 일으키고 총질하느냐"고 쏘아붙였다.

황 의원도 이에 질세라 "선배님의 낡은 정치 때문에 당이 이렇게 됐다"며 "원맨쇼 그만하라"고 일갈했다.

점점 격해지는 분위기에 최경환 의원 등은 황 의원을 향해 "후배들 보기 부끄럽지 않으냐. 지겨우니 그만하라"고 만류하기도 했다.

그러나 감정이 격해진 박 위원장은 "야 인마 너 나가"라며 소리를 질렀고, 결국 의총은 험악한 분위기로 급히 마무리됐다.

이같은 충돌은 국민의당 지지율이 수 주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당내 유력 대선후보인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도 반기문-문재인 양강구도에 크게 밀리는데 대한 위기감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민의당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사건을 계기로 한 '안철수 2선 후퇴' 이후 박 비대위원장의 당 운영 독주를 비롯해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 등 외부인사 영입을 둘러싼 내부 이견, 호남 중심의 당 운영 등 각종 난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으로도 관측된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