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도로친문당 승리 못해" 추미애 "1등 끌어내리기, 후단협이냐" 김상곤 "혁신위 활동, 계파주의 해소"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더불어민주당 8·27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 이종걸 추미애 의원은 23일 '친문 일색' 논란이 끊이지 않는 계파주의와 야권통합론을 놓고 날선 네거티브 공방을 벌였다.

23일 녹화되고 24일 새벽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서 비주류 이종걸 후보가 가장 먼저 '도로 친문당'을 언급하며 친문계로 분류되는 나머지 두 후보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이 후보는 1분 모두발언에서 최근 실시된 당의 16개 시도당위원장 선거 결과를 언급, "더민주가 공당이 아닌 계파집단으로 변질될 우려가 커졌다"며 "도로친박당 새누리당처럼 더민주도 도로 친문당이다. 이대로라면 문재인 전 대표 외에 누가 대선 경선에 참여하겠나. 제3정치세력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면서 비주류인 자신에 대한 '전략적 투표'를 호소했다.

추미애 후보는 사회자 공통질문 순서에서 '내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 필승전략'에 대한 물음에 "더 이상 정치논쟁으로 스스로 분열하면서 신뢰 무너뜨릴 여유가 없다"며 "설령 3당 체제라도 반드시 하늘이 두쪽나도 승리할 강력한 지지층 구심점 통합부터가 먼저"라고 답하며 사실상 문 전 대표로의 '일치단결'을 촉구했다.

김상곤 후보는 계파문제 대신 새누리당의 '호남대표·충청대권·영남기반' 3각 편대전략을 언급, "상당히 공포스럽기까지 할 수 있다"며 "대구·경북과 영남을 공략하면서 호남을 회복해야 대선 승기를 잡아갈 수 있다"고 야권통합 논쟁에 불을 당겼다.

김 후보는 이어진 '검증청문회' 순서에서 "내년 대선은 당 중심이 돼야한다. 지금부터 모두가 통합을 위해 단결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통합을 강조하며 '친문 때리기'에 열중해온 이 후보를 겨냥했다.

이에 이 후보는 "대선승리를 위한 당 중심의 방법론에 대해선 당대표 역할이 크다"며 "공정하고, 역동적이고, 치열한 경선을 통해 당의 모든 잠재적 스타들이 출동해 힘을 합치고 (결과에) 승복해야 하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고 맞받았다.

추 후보는 김 후보를 '국민의당 대변인'에 비유하며 "국민의당이 선택했던 호남민심을 제가 적대시한다고 한다"면서 총선 이후 자당의 호남권 지지율 우위가 계속된 것으로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를 들어 보인 뒤, "당대표가 되시겠다면서 왜이렇게 호남민심을 왜곡하고 패배주의 선동을 하느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김 후보는 "제 말을 왜곡하시는데 참으로 안타깝고 드릴 말씀이 없다"며 "저는 호남민심을 먼저 회복하고 단일화나 연대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추 후보가 '연대 불가론'을 얘기하는 게 과연 대선 전략으로 가능하겠냐고 비판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추 후보는 또 김 후보의 '호남 회복'과 '3각 편대론'을 지역주의 조장발언으로 규정하고 "그런 얘기로 토론장을 어지럽힌다면 지역주의에 맞서 일생을 바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지하에서 통곡하실 것"이라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김 후보는 "추 후보는 말끝마다 김·노 전 대통령을 이야기하시는데 바로 본인이 야권연대 불가를 얘기하면서 통합을 가져다 붙이는 게 이해가 안 된다. 두 대통령을 인용하려면 합당한 논리를 갖고 말씀하시라"고 역공을 가했다.

뒤이어 이 후보도 김 후보를 겨냥 "혁신위원장 시절 '계파주의 극복'을 내걸고 마련한 최고위원 선출 방식에 따른 광역시도당대회 결과 최고위는 친문 일색이 될 것이 확실하다"며 전대 결과 책임론을 제기했다.

또한 "(과거) 혁신안에 대해 1장 1획도 고칠 수 없다고 한 게 분당 실마리가 아닌가. 탈당과 분당 원인을 제공한 측면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계파 흐름이 나타난 건 저도 유감"이라면서도 "혁신위에서 만든 지도체제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혁신안에 대해선 후퇴시키는 제안에 의해 고칠 수 없단 것이고, 보다 나은 안이 있었다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이후 '키워드 토크' 순서에서 "혁신위 활동 이후 계파주의적 요소가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면서 '친문 일색 지도부' 비판 무마를 시도했으며, 야권 통합과 관련 "우리 정당사에서 제3지대 정당 성공 가능성은 낮았다"며 흡수 통합론을 거듭 주장했다.

특히 "우리 당은 돌아선 호남 민심을 회복하고 영남을 전략적으로 접근해 국민의당과 안철수 전 대표가 연대에 따라오지 않으면 안되도록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도로 문재인'을 재차 언급하며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를 비롯한 제3지대 정치인들의 새로운 움직임도 주시해야 한다"고 친문 색을 버린 폭넓은 야권 통합을 거듭 주장했다.

친문계 후보들은 문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온 김종인 비대위 대표를 겨냥하며 계파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후보는 호남에서의 총선 패배와 관련 "(김 대표가) 지난 총선 광주 공천때 호남민심을 돌아서게 하는 데 기여했고, 나아가 정무적 판단을 이유로 주관적 판단을 했다"고 지적했고, 추 후보는 김종인 체제 하의 '우클릭' 행보에 대해 "표만을 얻기 위해서 당의 입장을 바꾸는 데 반대한다"고 비판기조를 이어갔다.

'1대1 맞장토론' 순서에선 추 후보와 이 후보의 날선 공방이 벌어졌다.

추 후보는 "(이 후보가) 끊임없이 문재인 필패론을 말하고 있다"며 "대선 경선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특정 후보를 거론하며 당대표가 안된다고 하고 있다. 그 논리대로면 문 전 대표가 후보 되는걸 필사적으로 경선에서 막는 것 아니냐"고 집중 추궁했다.

이 후보는 "늘 말하지만 문 전 대표를 막는 것도, 불가론을 얘기하는 것도 아니다"며 "현재 호남으로부터 거절당한 것을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호남을 등에 업은 힘있는 후보가 된다면 충분히 문 전 대표도 필승의 카드가 될 길이 있다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에 추 후보는 격앙된 태도로 "이 후보가 1등을 억지로 끌어내리려고 한다. 1등 후보가 좌절하는 모습이 과연 당원과 국민에게 보여줄 역동적 경선이냐"며 "이래선 (2002년 대선 경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후보를 거부한) '후단협(후보단일화협의회)'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이 후보는 "전 노무현 대통령 후보시절 후단협의 공격으로부터 끝까지 지키고 수행해서 대통령을 만드는 데 기여한 1등공신"이라며 "그런 모욕적인 얘기는 이 곳에서 하면 안 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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