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대우증권 직원들은 구조조정에 대해 전혀 염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일본의 노무라홀딩스가 직원 2만6000명에 자기자본 28조원, 다이와홀딩스가 1만3000명에 13조원입니다. 이는 한국 증권산업이 뒤처지고 패배주의에 빠져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미래에셋, 대우증권이 합쳐지면 보다 안정된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과거 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 합병 완료 이후 대규모 인력 충원에 나선다. 지난해 12월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했던 약속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간 증권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됐던 미래에셋대우에 직원에 대한 구조조정설은 불식될 것으로 판단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안에 합병을 마무리한 후 각 분야별 인력 상황에 따라 대규모 인력 채용에 나설 예정이다. 애초 양사의 합병기일은 오는 11월 1일로 잡혔지만 개편작업이 전방위로 진행되면서 12월 초 정도로 계획이 수정된 상태다. 합병이 완료된 12월말이나 내년 1월초에 각 부문별 인력 점검을 통해 채용인원을 구체적으로 정할 방침이다.

미래에셋대우가 인력을 보강하는 쪽은 IB(투자은행)과 연금, 지점(PB) 등 크게 3부문이다. 특히 박 회장이 그동안 강조해 온 대로 연금 쪽 인력을 크게 보강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지난 4월 가진 경영전략회의에서 “현재 120조원 규모인 국내 퇴직연금 시장이 향후 400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절대 놓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개인연금 규모 역시 현재 300조원을 넘어서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연금 파트로 직원들이 오면 이익도 안 나니까 인센티브도 못 받겠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연금 사업은 회사가 투자해야 할 영역이기 때문에 적자가 나더라도 인센티브를 지급하겠다”며 미래에셋대우 직원들이 연금 부문으로 오는 데 대한 불안감도 덜어줬다.

저금리‧저성장 시대를 맞아 자산관리 영역도 성장이 불가피한만큼 관련 인력도 늘린다. 이미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도곡·대치점 등 8개 지점을 통합을 추진하는 지점 대형화에 나서고 있다. 대형화에 따라 지점에 근무하는 PB(프라이빗뱅커)의 수도 자연히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IB부문 역시 정부가 이달 초 발표한 초대형IB 육성안에 발맞춰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양사 합병 이후 자기자본은 6조7000억원이다. 내년 2분기부터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인 증권사는 종합투자계좌(IMA)와 부동산 담보신탁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자사주 매각과 영구채 발행 등으로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내년에 무난히 8조원 수준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이 미래에셋대우에만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이미 2010년대 초반부터 자기자본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 자기자본이익률(ROE) 10%의 목표를 세웠다”며 특혜 논란을 일축했다.

홍성국 미래에셋대우 사장은 “지금까지도 구조조정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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