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청담동 주식부자'로 알려진 30대 개인투자자 이모(30)씨가 최근 부당거래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가운데 비상장 장외주식을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한국장외주식시장(K-OTC)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씨는 대주주·브로커 등과 결탁해 네이처리퍼블릭 등 문제가 있는 장외주식을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팔아 대규모 차익을 챙겼다가 피해자들에 고발당했다.

K-OTC는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기 때문에 거래의 안정성과 투명성을 보장받을 수 있어 신뢰를 받고 있는 것이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OTC에서의 월간 거래대금이 6개월여 만에 2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올 1월 K-OTC 거래대금은 76억원에 그쳤으나 지난달 157억원으로 불어났고, 이달 1~24일 152억원을 기록해 16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한재영 금융투자협회 K-OTC 부장은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렵게 되면서 비상장주식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K-OTC 시장을 거쳐 상장된 기업은 코스피 4개, 코스닥 3개, 코넥스 1개 등 총 8곳이다.

삼성SDS와 미래에셋생명이 K-OTC 시장에서 코스피로 도약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비상장 단계에서 투자했던 종목이 상장 후에 상당한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2의 삼성SDS'를 찾으려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사설 비상장주식 거래 업체를 이용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 청담동 주식부자 이씨는 삼성SDS 등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도 해당 주식이 오르자 "매매 상대편이 계약을 파기했다"고 속인 뒤 원금만 돌려주고 실제 시세차익은 본인이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달 24일까지 K-OTC 거래대금 상위 10위에는 에코텍, 지누스, 퀀텀에너지, 미니멈컬렉션, 삼성메디슨, 이에스코리아, YD생명과학, 교육혁명, 해피드림, 하이투자증권이 올라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1월 거래대금이 7000만원에 불과했으나 최근 매물로 나오면서 이달(24일 기준) 거래대금이 3억2000만원으로 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K-OTC 시장에선 시세차익의 10~20%를 양도소득세로 내야한다.

금투협은 이 점이 K-OTC 거래 활성화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재영 부장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의 시세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는 면제된다"며 "K-OTC의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동일한 면세 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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