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강화 및 탐지·요격자산 확보 주력…핵잠 추진여부는 함구
[미디어펜=한기호 기자]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29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실전 배치될 경우를 상정해 "현존 대응능력으로는 불충분하다"며 "위협 추이를 면밀히 평가하면서 우리 군의 대응능력과 태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핵추진잠수함 도입 계획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았으며, 여권에서 이를 대응책으로 마련할 것을 촉구한 것에 대해 "앞으로 관련 업무에 깊이 참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한민구 장관은 이날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지난 24일 5시30분경 신포 인근 해상에서 동해로 고각발사한 SLBM은 최고고도 500km 이상, 사거리 약 500km로 비행시험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술적 측면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이 SLBM 실전배치에 진력해 추가 발사 미 잠수함 작전능력 검증 등을 마치고 전력화를 이루는 데 1~3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반도를 넘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도 간주했다.

   
▲ 한민구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안보고를 실시한 직후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북한은 90년대 중반부터 구 소련제 골프급 잠수함을 도입해 구 소련제 SS-N-6를 바탕으로 SLBM 기술을 획득했고, 2000년대 초부터 김정일의 지시로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2012~2013년 신포조선소 인근 지역에서 지상사출 시험장을 건설했고, 2014년 이후 20여 차례의 지상 및 수중 사출시험과 비행시험 등을 통해 SLBM 개발을 지속해 왔다. SLBM 전력화 단계는 지상사출-수중사출-비행시험-잠수함 실제 발사를 통한 명중시험-실전배치 순으로 진행된다.

한 장관은 "북한은 고정 및 이동발사대를 이용한 지상발사 능력에서 잠수함을 이용한 수중발사 능력까지 핵과 미사일 운용능력을 확장했다"며 "은밀한 기동이 가능한 잠수함에 탄도미사일을 탑재해 얻은 생존성과 사거리 증대 효과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직접적 위협이 됐고 미 본토까지도 위협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우리 군의 독자적 능력과 한미동맹의 능력을 총합해 북핵·미사일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 및 대응하고, 한미의 상호운용성을 증진해 북한 SLBM 비행정보의 실시간 공유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도 전했다.

특히 북한 잠수함 대응을 위해 북한 잠수함이 수중작전을 수행해 SLBM을 발사하는 국면이 오면 한미가 연합 탐지-방해-파괴-방어작전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군은 군 정찰위성, 고고도 및 중고도 무인정찰기(UAV) 등 탐지 자산을 적시에 전력화하고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1대를 추가 배치해 2대를 운용해 탐지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존의 패트리엇,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의 개량형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M-SAM) 개발,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 개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신속한 주한미군 배치 등을 통해 요격 체계도 강화한다.

자항기뢰와 장보고Ⅲ, 수중감시용 음향센서, 해상초계기 등의 적기 전력화를 추진해 대잠수함 능력도 증강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국방위 회의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북한 SLBM발사 성공과 관련 지난 2003년 노무현 정부 당시 추진됐다가 무산된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재추진할 것을 국방부에 촉구했고, 야당 의원들은 북한의 잠수함 기지 및 잠수함 보유현황·동향 파악 가능여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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