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채권단이 경영정상화 절차(자율협약) 지속을 중단키로 하면서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임박한 가운데 주식의 상장 폐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진해운 채권단은 이날 오전 11시 산업은행에서 긴급 채권단 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한진해운에 대한 신규 지원 불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이날 증시에서 한진해운의 주가는 24.16% 폭락세를 보이다가 한국거래소가 회생절차 개시 신청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면서 오후 1시30분부터 거래를 정지시킨 상태다. 답변 시한은 오는 31일 오후 6시까지다.

여기서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관리종목으로 편입되고 거래는 재개된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신용 거래를 비롯해 주식 거래에 제한이 생긴다.

만일 법원이 회사가 살아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법정관리를 개시하지 않고 청산을 결정하게 된다. 한진해운이 청산되면 상장폐지 사유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주식은 상장폐지된다. 이에 따라 40%가량인 개인투자자의 대규모 손실이 우려된다.

업계에서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경우 기업의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낮을 것으로 판단돼 청산 절차 개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해운의 회사채 투자자들 역시 손실이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발행한 회사채(영구채 제외)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총 1조1891억원이다. 공모사채가 4210억원, 사모사채가 7681억원 규모다.

이 중 4300억원 어치의 프라이머리 유동화증권(P-CBO) 보유자는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정부의 회사채 거래 활성화 방안에 따라 신용보증기금이 P-CBO의 지급보증을 섰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모든 기존 채권과 채무가 동결되기 때문에 무담보 회사채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고스란히 날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상장채권은 법정관리와 동시에 거래가 정지된다.

한진해운 1조2000억원의 회사채 중 개인 투자자의 보유액은 80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