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NH투자증권이 세계적 투자은행인 에버코어(Evercore)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발돋움한다.

31일 오전 NH투자증권은 본사에서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제휴를 통해 양사는 국내 기업의 해외기업 인수 및 해외기업의 국내기업 인수 등 국경간(cross-border) 인수합병(M&A) 기회를 공동으로 발굴하고, 상호 고객정보를 공유하는 등 협력관계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NH투자증권은 8월 31일 NH투자증권 본사에서 세계적 투자은행인 에버코어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원규 NH투자증권 대표이사, 랄프 숄스타인 에버코어 CEO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M&A 부문에서 탁월한 역량을 가진 에버코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당사의 해외 M&A 자문역량이 크게 향상되고 NH투자증권이 글로벌 IB로 성장하는데 질적으로 한 단계 더 성장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략적 제휴는 법적구속력이 없는 업무협력(Cooperation Agreement)과 달리 법적구속력이 있는 전략적 제휴(Alliance Agreement)로, 에버코어와 공동자문 수행 시 실질적인 업무성과에 따른 성과분배까지 가능하다.

에버코어는 1995년 설립돼 현재 9개국에 총 1400명 이상의 인력을 보유 중인 미국 소재 투자은행으로, 설립 이후 2조 달러(2200조원, 1달러당 1100원 기준 시) 이상 되는 M&A 거래를 자문하는 등  업계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형 투자은행들과는 달리 라자드 등과 함께 독립적으로 M&A관련 자문업무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번 전략적 제휴는 NH투자증권이 국내 IB업계에서 높은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지만 해외시장에서는 현재까지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제휴를 통해 탄탄한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해 한국 기업에 자금이 유입되는 인바운드(Inbound) IB는 물론,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아웃바운드(Outbound) IB 업무까지 주도하겠다는 포석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는 “저성장 시대가 고착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기술력이 뛰어난 선진국 등 해외 기업 인수에 관심이 많은데 불행하게도 국내 재벌들은 글로벌 IB를 선택하고 있다”며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조 단위의 대형 딜을 국내 업체가 사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만큼 역량 있는 IB업체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에버코어 CEO인 랄프 숄스타인(Ralph Schlosstein)은 “한국에는 유수의 대기업이 있지만 앞으로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지배적이어서 해외 진출을 원하는 기업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국의 바이오, IT(정보기술), 헬스케어 등의 기술력을 가진 기업을 M&A하고 싶은 해외회사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NH투자증권은 이번 전략적 제휴 이외에도 홍콩법인 및 인도네시아법인의 사업영역과 고객 커버리지를 대폭 확대는 등 자체적으로 해외 네트워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자본확충 등 양적인 성장을 추진하고 있는 경쟁사들과는 달리 내재적인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