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전희경 새누리당 의원은 2일 정기국회 개회사를 통해 사실상 '친정' 더불어민주당 입장을 그대로 대변한 정세균 국회의장을 겨냥 "어떤 야당 의원보다도 더욱 강한 어조로 개회사를 통해 국민을 무시했다. 국민의 목소리를 참칭하면서 국민의 여망을 가장 무참하게 짓밟았다"고 규탄했다.
전희경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공개발언을 자청해 이같이 밝히고 "어제 하루동안 스스로 손상시킨 사회적 자산, 우리가 그동안 쌓아올린 사회의 성숙도와 의회민주주의를 경제적으로 환산하면 얼마가 될 지를 정 의장은 아는지 모르겠다"고 거듭 비판했다.
전 의원은 "제가 더욱 분개하는 건 지금의 야당도 한때는 집권을 했고 한때 여당이었다는 사실 때문"이라며 "추경이 안 되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인사청문회가 안되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자신들도 그 파장을 다 알면서 볼모를 잡는 데에 일말의 두려움과, 국민의 눈을 의식한 저어함이란 걸 찾아 볼 수가 없다는 데 분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오늘 새벽 정 의장에게도 말했다. 그토록 국민을 염려했다면 몇 번의 합의를 깨뜨리고 난항 끝 본회의장에 당도한 추경안 (통과의) 의사봉을 두드리기 전까지 유리그릇을 다루는 마음으로 의사진행을 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그걸 무참히 짓밟은 정 의장이 어떻게 국민이란 말을 입에 담을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이어 "우리 새당은 양보했다"며 "의장의 발언에 대해 그 진의와 정치적 합의에 대해선 저희가 365일, 24시간 내내라도 토론하겠으니 추경 만이라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달라. 부의장은 왜 있나. 이런 상황을 대비하라고 있는 제도를 왜 활용못하게 하느냐"고 여야 국회부의장에게 본회의 사회권을 넘길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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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희경 새누리당 의원이 2일 오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공개발언을 자청,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판하는 한편 양비론에 휩쓸리지 않는 당의 단결을 촉구했다. |
전 의원은 "부의장에게 의사진행권만 넘겨 추경 통과를 시켜도 우리가 한숨 돌리고 한층 성숙할 길이 트인다"며 "그런데 언론에서 (항의 방문 관련 새누리당에 불리한) 일각만 부각시키는 추이를 지켜보고 본인이 이런 걸(제안 수용을) 피해가려고 하느냐"고 질타했다.
그는 "정 의장은 어제 밤새 여론의 추이를 누구보다도 지켜보셨을 것이다. 유불리를 따져 '몇%는 본인에게 우호적이고, 몇%는 본인에게 불리한 기사를 계산해 움직이는 의장이라면 국회의장 자격이 없다. 누구보다도 이 사태의 본질을 잘 알고계실 것이니 그 본질 하에서 판단하라"고 여론에 편승해 공식 사과를 회피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한편 전 의원은 "우리는 새누리당에 대한 모욕때문에 텅 빈 국회를 자정 넘어 새벽까지 지킨 게 아니다. 우리를 뽑아 준 국민, 의회에 보내 준 국민들에 대한 모욕을 씻기 위해서"라고 강조한 뒤 "그러나 이 모든 우리의 노력이 일각에서 왜곡되고 호도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이 정략적 목적으로 본회의를 파행시키며 추경 통과를 발목잡고 있다는 언론과 여론 일부의 시각을 간접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우린 보통 갈등이 벌어지면 양비론에 휩싸이고, 그게 계속되면 전열이 흐트러진다. 소위 정무적 판단을 해왔다. 어찌보면 관행을 위해, 여당이기 때문에 책임져야 하는 무게 때문에 그런 것과 타협해왔다"며 "여기서 물러설 수 없다"고 당 소속 의원들을 독려했다.
마지막으로 전 의원은 "우리는 누구보다도 추경하고싶습니다. 돈 풀어서 숨 넘어갈 것 같은 국민 여러분 숨통을 트이게 하고싶다"고 호소한 뒤 "그를 위해 있는 제도만이라도 활용하게 해달라. 부의장은 괜히 있지 않다"고 정 의장에게 사회권 이양을 거듭 요구했다.
이와 함께 당 내부를 향해선 "우리 결의를 통해 갈등이 갈등을 낳고, 양비론에 다시 한번 무너지는 당이 되지 않도록 동료 선배의원들에게 다시 한번 간곡한 호소를 드린다"고 단합을 촉구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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