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24)의 조 편성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이제 은퇴를 앞둔 베테랑이어서 조 편성이 그의 연기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연아는 17(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조추첨에서 17번째 순서를 뽑았다. 35번째다.
 
   
▲ 김연아/뉴시스
 
올림픽 출전 선수를 세계랭킹 순으로 나열한 후 첫 번째부터 12번째의 선수들이 19~30번 사이의 번호를 먼저 뽑았다. 이어 세계랭킹이 13번째부터 15번째인 선수들이 16~18번 가운데 추첨을 했다. 나머지 15명의 선수들은 1~15번 사이의 번호를 무작위로 꺼내들었다.
 
세계랭킹이 29위인 김연아는 올림픽 출전 선수 가운데 15번째로 세계랭킹이 높았다. 김연아가 뽑을 수 있는 번호는 16~18번이었다.
 
김연아는 오른 중족골 부상 탓에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에 출전하지 않아 세계랭킹이 낮았다.
 
결과적으로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 모여있는 가장 마지막 조에는 이름을 올리기 힘들었다.
 
그나마 16~18번의 번호 가운데 추첨을 하게 돼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
 
실력이 좋은 선수들과 순서가 많이 떨어져 있어 김연아가 불리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다.
 
심판들이 랭킹이 낮은 선수들이 주로 연기를 펼치는 앞 순서의 선수들에게 점수를 많이 주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그같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심판들이 지난해 3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 차례 경험해 이번에는 그러기 힘들다는 것이다.
 
김연아는 2012~2013시즌 ISU 그랑프리 시리즈를 치르지 않았다. 국제대회에 한 차례 출전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한 최소 기술점수(TES)를 채우고, 이후 국내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해 출전권을 따냈다.
 
그래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세계랭킹이 낮은 채로 대회에 나섰다. 당시 33번째로 연기에 나선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큰 실수없는 연기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트리플 플립에서 롱에지를 받아 69.97점을 받는데 그쳤다. 연기에 비하면 아쉬운 점수였다.
 
이번 올림픽에서 MBC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정재은 대한빙상경기연맹 심판이사는 "심판들이 앞 조 선수들에게 점수를 적게 주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뒷 조를 의식해서인지 심판들이 점수를 잘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심판들이 경험을 해봐서 이번에는 신경을 쓸 것이다. 당시 반성의 목소리도 나왔다""김연아는 이름이 있는 선수이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를 경험해 봐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상아 SBS 해설위원 또한 "마지막 그룹이면 좋겠지만 후반부여서 심판들이 점수를 덜 줘 손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미 심판들이 연아에 대해 알고 있어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