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분위기 휩쓸려…멱살잡은줄 사진 보고 알아" 고의성 부인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의원들이 전날(1일) 정세균 국회의장의 '야(野)편향' 정기국회 개회사에 반발해 의장 집무실에 집단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 '한선교 의원이 출입을 제지당하자 경호원의 멱살을 잡으며 항의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제의 보도 내용은 전날 밤 한선교 의원이 의장실 경호원의 멱살을 잡은 모습을 '뉴스1'이 포착한 사진과 함께 타전돼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시 현장에 있었다고 밝힌 한 국회 관계자는 2일 "의원들에 이어서 기자들이 우르르 밀려들어가는, (의장실 내부에서) 저지를 하든 안 하든 간 뒤에선 사람들이 계속해서 밀려들어가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의원들이 (먼저) 들어왔고 이어서 카메라기자들도 따라오기 시작하니까, 들어갈 때 여자 기자 한 분이 그 앞에 있던 상황이었고 경호원들이 들어가지 말라고 반대쪽으로 밀치려는 걸 한 의원이 거기서 막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1의 사진에 따르면 한 의원은 의장 집무실 안에서 당황한 표정을 하고 있는 한 여기자 옆에 선 채 경호원의 멱살을 잡은 모습이 포착됐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처음부터 의장실 출입 제지 대상이 아니었고, 당시 상황이 한 의원이 경호원과 1대 1로 실갱이를 벌일 상황이 아니었으며, 계속해서 기자들이 밀려들어가는 순간 촬영이 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관계자는 한 의원이 '멱살잡이' 직후 취재진들에게 "들어오시라"고 독려하기도 했다면서, 그 직후 상황을 찍은 영상을 제시했다.

   
▲ 새누리당 의원들이 지난 1일 밤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 내용에 반발해 의장 집무실에 집단 항의 방문했을 당시, 한선교 의원은 경호원들이 일단 출입을 제지하고자 했던 취재진의 길을 터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사진=제보 영상 캡처

   
▲ 한선교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 일부 취재진 등 인파가 국회의장 집무실 안으로 들어간 뒤 의장 경호원과 비서실 직원들의 제지로 출입문이 잠시 닫히기도 했다. 미처 들어가지 못한 취재진이 계속해서 진입 시도를 하면서 추가적인 혼란이 빚어졌다./사진=제보 영상 캡처


해당 영상 초입 부분에는 경호원과 의장실 직원 등이 "잠시만 기다려 달라"며 출입을 시도하는 기자들을 제지하는 가운데, 혼란 속에서 인파에 짓눌릴 뻔한 일부 여기자들의 비명이 들리기도 한다. 한 의원은 이 와중에 의장 비서실과 집무실이 연결된 문가에 서서 수 초간 기자들의 출입을 돕다가 의장실 안으로 밀려들어간다. 이후 출입문이 잠시 폐쇄됐다가 모든 취재진의 출입을 허용하게 된다.

멱살잡이 논란의 당사자인 한 의원도 이날 채널A 방송에 출연해 비슷한 내용의 진술을 했다.

그는 "취재진들이 의장실에 가니까, 밖에서 들어가질 못하고 안에선 일부 의원들이 들어가 의장과 같이 앉아있었다"며 "거기(집무실 출입문)를 터주다가 경호원한테도 좀 밀리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저도 모르게 분위기에 휩쓸려서 그랬다. 저도 몰랐다가 (뉴스1) 사진을 보니까 그렇게 됐더라"라며 "(진입이) 힘들었어서 제가 길을 터 주는 과정에서 그렇게 된 게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멱살잡이로 비친 행동에 고의성은 없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