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안전'과 맞바꾼 1조5000억…"이례적" 뜨거운 반응
[미디어펜=김연주 기자]삼성전자가 배터리 발화가 확인된 ‘갤럭시노트7’ 판매를 중단하고, 지금까지 공급된 250만대 전량을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판매가 기준 2조5000억원, 원가로 추산해도 1조~1조50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 결정이다. 
 
삼성전자가 단순한 배터리 교환이 아니라 조 단위 손실을 감수하며 파격적으로 갤노트7 전량을 새 제품으로 바꿔주는 것은 품질 우려를 조기에 진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2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트7 품질 분석 결과’에 대해 “발화 원인이 ‘내장 배터리’ 자체 결함 때문”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내부의 극판(極板)이 눌리는 현상과 절연(絶緣) 테이프가 건조되는 과정에서 일부 수축되는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 삼성전자가 배터리 발화가 확인된 ‘갤럭시노트7’ 판매를 중단하고, 지금까지 공급된 250만대 전량을 회수하기로 결정했다./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에는 삼성SDI와 중국 업체 등 두 곳이 배터리를 공급한다. 고 사장은 “문제가 발생한 협력사는 거명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해당 배터리는 삼성SDI의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가 전 세계 10개국에서 갤럭시노트7 판매를 중단하지만, 유독 중국에서만은 제품을 정상 판매하는 것도 이 제품에는 중국 회사의 배터리가 탑재돼 있기 때문이다. 고 사장은 “현재 두 곳인 배터리 공급사를 향후 세 곳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더불어 검수 등 내부 품질관리 절차도 깊게 들여다보고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량 리콜’ 조치를 두고 1995년 삼성전자 구미공장의 ‘제품 화형식’이 생각난다는 반응도 많다. 당시 이건희 회장의 지시로 불량률이 높은 무선전화기 15만여대를 불태우는 화형식이 거행됐고, 삼성전자는 이때의 충격으로 ‘품질경영’에 돌입해 한 단계 더 도약하며 글로벌 브랜드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이번 삼성전자의 선제적인 리콜 조치가 국내외 소비자들의 신뢰를 다시 얻고 전화위복할 수 있는 또 다른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한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소비자는 3일부터 갤럭시S7 엣지 등 다른 기기로 핸드폰 교환이 가능하다. 또 갤럭시노트7 신제품 교환은 오는 19일부터 가능하다. 

타제품으로 교체를 원하는 갤럭시노트7 구매자는 이날부터 자신이 구매한 곳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로 교체하면 된다. 또 원한다면 다른 폰을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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