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한 차례 파행을 빚었던 20대 국회 정기국회 일정이 5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로 시작된다.

새누리당은 4일 오전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정현 대표는 내일 첫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통해 정치개혁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국회의 잘못된 행태에 대해 통열하게 자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미루어 연설 내용에는 이 대표가 당대표 경선 당시 '국회 70년 총정리'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줄곧 주장해온 국회개혁 국민위원회(가칭) 신설이 포함될 전망이다.

정치개혁 차원에선 현행 5년 단임제의 대통령 임기를 4년 중임제로 개선하는 방안, 정부예산안의 졸속 심의·확정을 유발하는 현행 구조 개혁, 지역주의적 인사 타파 등도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 '국회의 잘못된 행태'에 관해선 정쟁 일변도로 흘러가 '일하는 국회'와 거리가 멀다는 현재 20대 국회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또 "이 대표는 연설에서 새누리당이 호남과의 화해를 통해 국민대통합을 호소할 것"이라며 "그 외에도 안보, 김영란법, 민생 등을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 호남 출신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5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데뷔전'에 오른다. 연설에서 그는 정치개혁과 국회의 잘못된 행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적극적인 호남 끌어안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미디어펜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 출신으로선 처음으로 새누리당 대표를 맡은 그는 '영남당' 이미지가 강한 새누리당과 호남 간 갈등에 대해 화해의 목소리를 내며 '호남 끌어안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안보에 관해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조 및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논란 해소 및 국론통합을 호소할 것으로 추측된다.

이정현 대표는 '감동을 주는 연설'에 방점을 찍고 그동안 시간을 쪼개 연설문을 직접 작성하는 한편, 보좌진을 '댓글 탐색'에 투입하며 민심의 향방을 가늠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기회는 시작부터 더불어민주당 출신 정세균 국회의장의 야권 편향적 개회사 파문으로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던 여야간 대표의 국회 연설에서도 민생경제·안보 현안을 놓고 강대 강 대결이 예상된다.

5일 연설하는 이 대표와 6일 연설을 맡은 추미애 더민주 대표는 이번이 대표연설 '데뷔전'으로, 두 대표는 각각 '선명성'이 뚜렷한 인사로 평가돼 이같은 예상에 무게가 실린다. 7일에는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예정돼 있다. 

이번 대표 연설은 100일간의 정기국회에 임하는 각당의 출사표의 의미도 강해 꼬일대로 꼬인 국정 현안과 내년 예산안 등을 처리해야 하는 이번 정기회의 향방을 점칠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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