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중금리 상품 '사잇돌대출'이 저축은행권에서도 출시됐지만 첫날 현장의 반응은 미미했다. 사잇돌대출1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고객들을 껴안기에는 기존 상품에 비해 큰 메리트가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저신용자들을 다루기에 SGI보증보험의 노하우가 아직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신저축은행을 포함한 저축은행 30개 업체는 이날 일제히 SGI보증보험 연계 중금리 대출인 사잇돌2 대출상품을 출시했다. 기본구조는 시중은행들이 지난 7월 내놓은 사잇돌대출1과 비슷하지만 좀 더 많은 소비자들을 포섭하기 위해 조건을 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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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금리 상품 사잇돌대출이 저축은행권에서도 출시됐지만 첫날 현장의 반응은 미미했다. /미디어펜 |
대출 조건은 근로소득 1500만 원 이상, 사업‧연금소득 800만 원 이상 등이다. 주로 4~7등급 저신용자들에게 연 15% 내외의 대출상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전국 30개 저축은행의 205개 지점을 통한 방문상담이 가능하며 각 저축은행별 인터넷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을 통한 비대면 신청도 가능하다.
이번 사잇돌대출2는 세 가지 종류로 설계돼 눈길을 끌었다. 은행권 이용은 어려우나 상대적으로 상환능력이 우량한 중‧저 신용자들을 위한 상품, 20%대 고금리대출을 받고 있는 이용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2금융권 보완형 상품, 대부업 이용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소액신속형 상품 등이다.
소액신속형 상품의 경우 인터넷‧모바일 등 비대면 전용으로 설계돼 좋은 반응이 예상된다. 대출한도는 300만 원이고 상환기간은 최장 18개월로 설계됐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사잇돌대출2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공식 홈페이지 내에 통합안내 페이지를 운영하기로 했다. 중앙회 홈페이지 상단의 '사잇돌대출2' 메뉴를 클릭하면 각종 대출상품 설명, 취급 저축은행 찾기 지원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사잇돌대출2 출시 첫날을 맞은 저축은행권의 분위기는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사잇돌2 출시 사실을 모르는 고객들도 많아 출시 첫날인 오늘은 관련 문의가 많지 않았다"면서 "업계 전체적으로 아직은 조용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근본적으로 사잇돌대출2 자체가 가진 메리트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B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사잇돌2의 조건이 업계에서 기대한 수준보다 좋지 않게 책정됐다는 게 중론"이라면서 "중금리 시장이 원래 저축은행들 업권인 만큼 개인고객을 상대로 하는 회사들은 이미 상품을 출시한 상태라 굳이 사잇돌2를 강력하게 추천할 이유는 없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사잇돌2 설계 과정에서 저축은행권과 서울보증보험 사이에는 상품 조건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있었다. 서울보증이 업계 요구수준보다 높은 7~8%대의 보증보험요율을 요구했던 것. 최종적으로 확정된 요율은 평균 5.2%로 업계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지만 시중은행들의 평균 요율인 2.77%보다는 여전히 높다.
C저축은행 담당자 역시 "사잇돌1에서 거부당한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사잇돌2로) 넘어올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조건으로는 다소 힘들지 않나 싶다"고 우려했다. 이 담당자는 "4~7등급 중저신용자들은 다루기가 매우 까다로운 고객층인데 이 분야에 대한 서울보증보험의 데이터베이스(DB)와 노하우는 아직 부족한 수준"이라며 "사잇돌2의 성공에 대해 다소 비관적"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업계도 나름대로 판단이 있겠지만 이제 갓 출시된 상품에 대해 벌써부터 흥행여부를 속단하는 건 시기상조"라며 말을 아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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