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조선업계 불황이 지속되면서 한국 조선업체가 지난 8월 한 달 간 수주한 선박이 8척에 그치는 등 수주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7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8월말 현재 한국의 수주잔량은 2331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2003년 10월말(2256만CGT) 이후 12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수주실적이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완공된 선박이 순차적으로 인도되며 수주잔량이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9월말 3239만CGT를 기록한 이후 올해 8월 말까지 11개월 연속으로 수주잔량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조선 시황도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8월말 현재 전세계 수주잔량은 9681만CGT로 2005년 2월말 9657만CGT를 기록한 이래 11년 6개월 만에 최저치로 나타났다.
중국은 3570만CGT를 보유해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일본은 한국보다 적은 2196만CGT의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한국의 수주잔량 감소가 더 빠르게 이뤄지면서 한국과 일본의 수주잔량 격차는 지난 7월말 161만CGT에서 8월말 134만CGT로 좁혀졌다.
세계적으로 선박 발주 자체가 줄어들어 각국 조선업체들의 수주잔량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 들어 8월까지 누계 발주량은 799만CGT로 지난 해 같은 기간 발주량 2501만CGT의 3분의 1에 그쳤다. 같은 기간 국가별로는 중국이 306만CGT로 시장 점유율 38.3%(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은 각각 107만CGT(13.4%), 97만CGT(12.1%)를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8월 한 달간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41척, 88만CGT로, 7월 69만CGT에 비해 19만CGT 증가했지만, 상당부분을 중국 조선소들이 수주했다.
이 기간 중국은 22척 32만CGT를 수주했으며, 한국이 8척 21만CGT, 일본은 3척 13만CGT를 각각 수주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