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측과 5차례 교섭했지만 끝내 결렬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알리안츠생명이 앞서 명예퇴직을 진행했던 것에 이어 100명 규모의 정리해고를 통보, 또 한번의 인력조정에 나서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알리안츠생명이 지난 6일 노동조합에 정리해고 협의 통보문을 보내, 지난 5월 명예퇴직을 단행했던 것에 이어 인력조정에 나섰다./미디어펜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6일 노동조합에 정리해고 협의 통보문을 보냈다.

알리안츠생명이 노동조합측에 보낸 해당 통보문에는 100명 정도의 인원을 정리해고 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알리안츠생명은 노동조합에 이같은 통보문을 발송하기에 앞서 지난 8월부터 노동조합측과 교섭을 진행했다. 이후 5차례의 교섭을 진행했지만 끝내 결렬되면서 지난 2일 노동조합측에 정리해고 협의 통보를 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교섭이 진행됐던 내용은 노동조합과 회사측에서 맺은 단체협약과 관련해 연차수당, 여성건강휴가, 퇴직금누진제 등 복지혜택에 대한 것이 주된 쟁점이었다.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3년이상 계속 근로를 했다면 2년마다 연차일수가 1일씩 늘어나 최대 25일까지 주어지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알리안츠생명의 경우 1년에 하루씩 연차휴가가 생겨 법 기준보다 많은 유급휴가가 주어지도록 적용하고 있었으며 통상 무급으로 주어지는 여성건강휴가 역시 알리안츠생명에서는 유급으로 해주었다.

이와 더불어 퇴직금 누진제는 통상 1년 근무에 1개월치 퇴직금이 적립되는 것과 달리 알리안츠생명은 1년마다 통상임금의 2개월치를 퇴직금으로 쌓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알리안츠생명 사측에서는 이같은 복지혜택들에 대한 비용부담이 감당하기 힘들다는 판단 하에 법 기준과 업계평균에 맞추고자 협의를 진행해왔지만 노조측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다른 회사에 비해 고정비용인 인건비가 상당히 높아 복지부분을 법 기준과 업계 평균에 맞추려 했고 기존에 비해 혜택이 축소되는 것인 만큼 보상금도 주기로 하며 수차례의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알리안츠생명은 이번 정리해고 협의 통보 이전에도 인력조정을 한차례 진행한바 있다. 지난 5월 전 직원(1130여명)의 약 20%에 이르는 200여명 규모로 명예퇴직을 단행했었다. 

이어 이번에도 또 한차례의 인력조정에 나서면서 일각에서는 알리안츠생명 인수 주체인 중국 안방보험측에서 M&A 과정 중 구조조정을 요구했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안방보험측이 알리안츠생명 인수조건으로 '매각 전 인력 구조조정'과 노사 간 단체협약 개정을 요구했고, 고비용 구조 개선이 노조측의 반발로 해결의 기미가 안보이자 인력감축이라는 카드를 빼들었다는 것이다.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중국 안방보험측과 M&A 관련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다만 알리안츠생명의 고비용 구조를 해결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안방보험의 지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5월에도 명예퇴직을 진행했지만 적자가 계속되어 왔고 지금상황으로는 앞으로도 경영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정리해고 통보가 아닌 정리해고 협의 통보인 만큼 향후에도 노조측과 협의를 하고 법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