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투자 계획을 사실상 철회한 삼성그룹과 전북도 고위급 관계자 회동이 결국 무산됐다. 공개 여부에 대해 양측 간 이견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이형규 전북도 정무부지사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애초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과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지난 달 말께 만날 예정이었으나 삼성 측이 비공개를 주장해 불발로 끝났다"고 말했다.

   
▲ 지난달 16일 전북도의회 국주영은 의원은 새만금에 7조원을 투자하려다 그만둔 삼성그룹의 본사 앞에서 1인 피켓 시위를 벌였다.

삼성 박 사장과 송 지사는 5년 전 삼성그룹이 새만금에 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협약했으나 최근 이를 철회한 배경과 새로운 투자에 대해 협의를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면담에 대한 비공개를 요청한 삼성 측과 공개를 주장한 전북도가 접점을 찾지 못해 면담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이 부지사는 전했다.

그동안 송하진 도지사는 여러 차례 삼성 고위층을 만나고 새만금 투자를 요청하는 친서를 삼성 이재용 부회장 측에 전달했고, 이에 삼성 측이 면담을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면담이 무산됨에 따라 5년 전 삼성의 갑작스러운 투자협약 체결 배경에 대한 진상규명과 새만금지구에 바이오산업 등 새로운 투자를 삼성에 요청한 전북도의 제안이 무산됐다.

삼성그룹은 2011년 4월 27일 국무총리실,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전북도와 함께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새만금지구 11.5㎢(350만평) 부지에 2021년부터 20년간에 걸쳐 풍력, 태양전지, 연료전지 등을 포함한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1차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7조6000억원을 투자해 풍력발전기, 태양전지 생산기지, 그린에너지 연구개발(R&D) 센터 등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북도는 2, 3단계 투자까지 순조롭게 이뤄지면 투자 규모가 20조원을 넘고 2만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그렇지만 삼성은 이후 5년이 지나도록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다가 최근 상무급 임원들을 전북도에 보내 내수 부진과 세계 경기침체 등으로 새만금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미디어펜=김세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