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이틀째로 접어든 '서별관회의 청문회'에서 집중적으로 질문을 받은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 '반성'과 '이기주의'를 넘나드는 이중적 태도로 빈축을 사고 있다. 연신 눈물을 흘리며 저자세를 보이다가도 실질적 대안 마련에는 소극적으로 일관했다는 평가다. 이번 청문회 자체가 근본적인 실익을 기대하기엔 무리라는 견해도 나온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는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일명 서별관회의 청문회) 이틀째 일정이 진행됐다. 전날 임종룡 금융위원장에게 집중됐던 기재위‧정무위 국회의원들의 십자포화는 이날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전 한진해운 회장)에게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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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째로 접어든 '서별관회의 청문회'에서 집중적으로 질문을 받은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 '반성'과 '이기주의'를 넘나드는 이중적 태도로 빈축을 사고 있다. /연합뉴스 |
故 조수호 한진해운 전 회장의 부인인 최 전 회장은 2008년 회장직에 취임해 회사경영이 위기에 내몰린 2014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겼다. 이 기간 한진해운의 부채비율은 2009년 155%에서 2013년 1445% 수준으로 폭등했다. 결국 회사가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된 결과에 결정적인 책임을 져야 할 인물로 최 전 회장이 지목된다.
정작 최 전 회장은 회사보다는 개인의 안위만을 생각한 이기적인 행동을 했다는 의혹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로 최 전 회장은 7년간의 재임 기간을 통틀어 보수‧주식 등으로 253억원의 이익을 챙겼고 2014년 퇴직금으로도 52억원을 챙겨갔다. 무엇보다 최 전 회장은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하기 직전 내부정보를 이용해 한진해운 주식을 고가에 팔아버린 의혹으로 검찰 조사까지 받고 있다.
청문회 현장에서 최 전 회장은 "2584일간 임직원과 함께 했던 나날들을 생각하고 있다"며 "전 경영자로서 도의적 책임을 무겁게 느끼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실질적인 책임이나 수습에는 애매한 태도로만 일관해 많은 의원들의 비판을 자초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은 헌법 제23조 2항을 언급하며 최 전 회장에게 "재산권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해야 한다는 내용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최 전 회장은 "없다"고 짧게 답변했다.
이어서 김 의원이 "최은영 증인처럼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본인 이익만 챙기라고 주주 유한책임제도가 생긴 게 아니다"라면서 "국가적인 대란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이냐"고 압박했지만 최 전 회장은 약 10초간 침묵한 뒤 "도의적으로 책임감을 깊게 느끼고 있다"고 짧게 답변했을 뿐이었다.
청문회 전체를 통틀어 최 전 회장은 '도의적' 책임 이상의 '실질적' 수습에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본인 스스로 "사회에 기여할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고 여러 분들에게 많은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다양한 형태로 이어진 사재출연 의사 질문에는 전부 애매한 답변으로만 일관했기 때문이다.
한편 최 전 회장은 이날 있었던 북한 핵실험을 언급하며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국가 비상시에 선박을 차출해야 하는 회사들"이라면서 "한진해운이 잘못되면 그 부분도 사실은 굉장히 걱정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논의의 범위를 거대하게 잡으면서 구체적인 대안 수립을 회피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핵심증인 결석, 일부 의원들의 전문성 부재, 최 전 회장을 비롯한 증인들의 소극적 태도 등이 맞물려 이번 '서별관 회의 청문회'에서는 별다른 실익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정무위 소속 의원실 한 관계자는 "수조원짜리 청문회가 이렇게 허탈하게 전개될 줄은 몰랐다"면서 "일종의 시행착오로 생각하고 국정감사 준비에 매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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