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 이후 전통 우방국 모두 北에 등돌려…中, 주중대사 초치도
유엔 안보리 성명 헌장 41조 첫 명기…日 독자제재, 美 군사조치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난 9일 제5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이 11일 '핵개발은 자멸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막말을 쏟아내는 한편 핵실험 성공에 대한 자축 분위기를 연출하는 등 '막 나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5차 핵실험 이래 북한은 전통적 우방인 동유럽과 베트남, 핵 기술을 이전해준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마저 포함한 국제사회의 강한 비판을 받았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대북 제재조치에 소극적이었던 중국과 러시아도 적극 협력 중인 상황이다.

   
▲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전세계가 강력 규탄하고 있는 가운데 핵실험 성공에 대한 자축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중국마저 속을 들끓고 있다./연합뉴스

특히 유엔 안보리는 핵실험 이후 채택한 첫 언론성명에 '헌장 41조'를 명기해 통신과 교통수단 및 외교관계 단절 등을 포함한 추가적 비 군사적 조치를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대북 제재안의 구체적 내용 마련에 착수했다.

주변국 중 중국에선 전날 이례적으로 관영매체를 통해 5차 핵실험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 비판 여론을 조성하는 한편 주중 북한대사를 초치해 핵실험에 강력히 항의했다. 일본은 안보리와 별도로 북한 국적자의 입국 금지 및 대북송금 원칙적 금지 등 독자제재에 돌입했다. 

미국은 우방국인 한·일과 협력을 강화하며 안보리 대응 이상 모든 조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NHK 보도에 따르면 미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전날(10일) 오후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해 "유엔 안보리 대응을 포함해 모든 조치에 대해 (일본 정부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일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만나며, 12일~13일 우리나라를 방문해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13일 회동 예정이다.

미국은 군사적으로 우리나라에 대해 핵우산을 포함한 모든 '확장 억제' 수단을 제공하기로 한 가운데 특히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CVN-76)를 한국에 파견하는 등 군사적 대응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고 연합뉴스가 이날 보도했다.

'떠다니는 군사기지' 로널드 레이건호는 내달 10~15일 서해와 제주도 남쪽해상에서 한미 양국군이 실시하는 연합 항모 강습단 훈련에 참가해 대북 무력시위에 나선다. 미국은 이와 함께 핵폭격을 할 수 있는 스텔스 폭격기 B-2를 비롯한 주요 전략무기를 잇따라 한반도에 전개할 것으로도 전해졌다.

우리 군 당국은 핵무기 사용 징후가 포착될 시 북한 지휘부가 숨을만한 구역을 초토화시킨다는 '대량응징보복(KMPR)' 작전개념을 발전시킨 것으로 이날 전해졌다.

평양을 일정 구역으로 나눠놓고, 유사시 김정은 등 전쟁지휘부가 자리잡거나 숨을 만한 구역을 골라 대량의 탄도미사일이나 고성능 폭탄으로 초토화한다는 것으로 군은 사거리 300km 이상 '현무' 계열의 탄도미사일 수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박 대통령을 겨냥한 대남 비방과 함께 "핵시험에 온 나라가 들끓고 있다"며 국내 선전선동에 집중하며 국제사회에서 급격하게 입지가 좁아진 상황을 애써 모른척 하는 모양새다.

대남단체인 민족화해협의회는 이날 '경고장'에서 김정은을 거명하며 비판한 박 대통령을 향해 "무엄하기 그지없는 특대형 도발악담까지 서슴없이 내뱉고 있다"며 "(핵) 병진노선을 고립이니 자멸이니 하는 개수작질로 악의에 차서 헐뜯으면서 반공화국 압박공조 구걸에 환장이 됐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박 대통령을 "극악한 동족대결 광신자, 민족의 특등재앙거리"라고 일컬으며 "우리에 대해 줴친 악담들과 저지른 죄악들을 죄다 기록해놓고 있으며 조국통일대전승리의 그날 그에 대해 가장 철저히, 가장 무자비하게 심판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같은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차 핵실험에 관한 주민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면서 핵탄두 폭발시험 성공을 알린 핵무기연구소 성명에 "온 나라가 들끓는다"고 보도, 자축 분위기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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