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 10명중 5명은 노후준비를 체계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고 비록 노후준비를 한다 하더라도 50세 이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전인수 국민은행 차장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주거특성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1차 베이비부머인 1955∼63년 출생자 68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노후준비를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24.4%를 차지했고, 50∼54세(15.2%)나, 55세 이후(8.2%)부터 노후준비를 시작했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베이비붐 세대 가운데 절반가량은 은퇴 후 삶의 준비가 전혀 안돼 있거나 50대가 지나서야 노후준비를 시작했다는 뜻이다. 실질적으로 은퇴 준비가 거의 안돼 있는 사람이 태반인 셈이다.

또 앞으로 목돈이 나갈 일로는 빚 상환(32.5%)을 꼽은 이들이 가장 많았고 자녀 교육자금(19.8%)과 자녀 결혼자금(19.3%)이 뒤를 이었다. 부모 부양비는 1.1%로 비교적 적었다.

전 차장은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준비도가 취약해 향후 생활비 부담을 줄이고 일자리를 얻기  위해 귀농·귀촌 등 수도권 이외의 전원지역으로의 이주 니즈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베이비붐 세대 중 은퇴 후 전원주택에 거주하고 싶다는 응답자가 42.9%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아파트 30.7%, 단독·다가구주택 13.0%, 연립·빌라·다세대 2.7%로 순으로 조사됐다.

이주 희망지역은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이 48.6%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서울 16.9%가 지방에 거주하고 싶다는 응답 비율은 34.5%로 나타났다.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 후에도 충분한 의료·복지 서비스 혜택을 누릴 수 있고, 문화·교육 등의 여가활동이 가능하며, 가족과의 근접지역에 거주를 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은퇴를 하고도 아파트에서 살겠다는 응답자는 30.7%, 단독·다가구주택에서 살겠다는 응답자는 13.0%뿐이었다. 특히 노인전용시설이나 실버타운에 들어가고 싶다는 이들은 2.0%에 불과해 아직 실버타운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지 않음을 보여줬다.

전 차장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할 경우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므로 부동산 세제 혜택이나 다양한 역모기지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며 "저리 융자금 지원과 귀농·귀촌형 주택, 전원주택 등 새로운 유형의 주택공급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1차 베이비붐 세대는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695만 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4.5%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은퇴는 2010년부터 시작됐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