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제를 보는 시선이 엇갈린다. 선진국 중에서도 미국 일본을 제치고 가장 안전한 자금 투자처로 유럽을 꼽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남유럽을 중심으로 유로존이 아직도 위험 지역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세는 유럽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남유럽 재정위기는 해소 국면이고 독일, 영국과 북유럽 국가들의 경제는 견고하다. 때문에 길면 올해까지, 또는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유럽펀드에 돈을 투자하기에 유효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9일 펀드정보업체 EPFR에 따르면 서유럽 주식형 펀드는 12일까지 5주간 한 주 평균 33억 달러 이상이 순유입돼 올해 들어 총 175억 달러가 순유입됐다.
범유럽지수인 Stoxx 50 지수도 올들어 0.32%, 이달 들어서는 3.48% 상승했다. 서유럽 채권형 펀드의 순유입 규모도 올 들어 78억 달러에 달했다. 17일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622%까지 떨어져 2006년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럽으로 세계의 자금이 몰리고 있는 이유는 유럽 경기가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정기 경기 설문조사(SPF)에서 유로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1.0%, 내년 1.6%, 2016년 1.7%로 '완만하지만 지속적인 성장세'가 점쳐졌다. JP모건도 최근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1%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같은 지표들은 유럽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를 또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유로존이 아직도 위험지역이라는 지적도 나와 주목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날 열린 2013세계 경제 금융 컨퍼런스에서 폴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유로존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이라며 "독일과 북유럽은 비교적 양호하지만 남유럽에 위험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로존이 안정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노력하고 있고, 독일 등 유럽연합(EU)의 구성원들이 이제는 괜찮다고 믿고 있는 덕분"이라며 "하지만 은행 제도 등 수면 아래 감춰진 구조적인 문제를 개혁하지 않고선 조만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유럽 경제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유럽 경기 회복에 대한 믿음은 견고하다.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유럽주식형 펀드로 최근 6개월새 3477억원의 돈이 몰렸고 1년으로 따지면 3,568억원의 뭉칫돈이 들어왔다. 수익률도 대단하다. 1년 수익률은 무려 17.65%에 달하고 6개월 수익률도 8.60%의 고수익을 안겨줬다.
동양증권 김후정 연구원은 "자금 흐름상 해외에서는 유럽 펀드로 지난해 5월부터 자금이 유입돼 글로벌 유동성이 유럽 주식형 펀드로 옮겨지는 것은 확실하다"며 "남유럽 재정위기가 진정되고 전체적으로 선진국 경제가 회복세에 들어서며 유로존이 수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전반적으로 신흥국 보다는 선진국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이중 미국과 일본은 주가가 이미 너무 많이 올라 상대적으로 유럽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6개월, 길면 1년까지 유럽 펀드가 유망 투자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 장춘하 연구원은 "아직까지 신흥국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 때문에 변동성에 취약하다"며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전반적으로 신흥국보다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가 뚜렷할 것이고 그중 유럽이 투자매력도가 높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