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 사면복권 직후, 공격적인 대규모 인수전 '눈길'
그동안 오너 부재로 멈춰 있던 CJ그룹의 성장추가 이재현 회장의 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원동력 삼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CJ는 2012년 사상 최대인 2조9000억원을 투자했으나, 2013년 7월 탈세 및 횡령 등의 혐의로 이 회장이 구속된 이후 CJ 투자규모는 2014년 1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7000억원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이 회장의 사면 직후 CJ는 대규모 인수전에 공격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계열사 간 합병은 물론 공격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한 인수전에 적극 참여하는 등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 이재현 CJ그룹 회장./CJ그룹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의 공백기동안 대규모 인수전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셔왔던 CJ가 최근 물류, 프렌자이즈 등 그룹 차원의 대형 인수합병(M&A)에 가속패달을 밟고 나섰다.

CJ는 이미 정수기·전자레인지 등 생활 가전 렌털 기업인 동양매직에 이어 한국맥도날드 인수전에 참여 중이다. CJ는 최소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되는 한국맥도날드 인수를 통해 CJ푸드빌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동양매직은 현금 창출 능력이 있고, CJ오쇼핑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계열사 가운데서는 CJ대한통운이 최근 말레이시아 2위 종합물류기업인 센추리 로지스틱스CENTURY LOGISTICS) 지분을 사들였다. CJ대한통운은 100% 자회사인 싱가포르 소재 대한통운 아시아 (CJ KOREA EXPRESS Asia Pte. Ltd)법인을 통해 센추리 로지스틱스 지분 31.4%를 인수 1대주주로 올라섰다.

기존에 진출해 있던 CJ대한통운 말레이시아 법인과 센추리 로지스틱스를 합치면 CJ대한통운은 말레이시아 종합물류기업 1위에 오르게 된다.

CJ대한통운은 이번 인수를 통해 말레이시아를 전진기지로 삼아 범 인도차이나 반도 물류 네트워크 구축과 동남아시아 물류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바이오 연구개발(R&D)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국의 바이오 벤처기업 메타볼릭스(Metabolix) 자산을 인수했다. 메타볼릭스는 1992년 설립된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산업용 미생물 개발 및 바이오 플라스틱 전문 업체로, 예상 인수 금액은 약 112억원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번 체결을 통해 메타볼릭스가 소요한 생명공학 연구시설과 설비를 확보, 기존 바이오 사업의 기술력 제고는 물론 R&D 기반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인수 대상인 바이오 플라스틱 일종인 폴리히드록시알카노에이트(PHA) 지적재산권을 적극 활용, 향후 바이오 소재 관련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건강 악화로 사면이 결정된 이 회장은 경영일선에 복귀하지 않고,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하지만, CJ의 공격적인 M&A 추진 등 경영 정상화 궤도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데 에는 이 회장의 사면이 원동력이 됐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 부재로 CJ는 오너의 결단이 필요한 대규모 M&A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셔왔다”며 “다만, 이 회장이 건강이 위중한 탓에 바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않고 치료에 전념하고 있지만, 최근 이뤄진 M&A의 성과에는 이 회장의 사면복권이 큰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