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면서 후임 사장이 누가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일 기획재정부는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와 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을 각각 AIIB 국제자문단의 일원과 회계감사국장으로 각각 선임했다고 밝혔다. 회계감사국장은 AIIB의 재정집행 계획을 수립하고 회계 및 재무보고서를 작성한다.

이로써 오는 11월 27일 임기가 만료되는 유 사장은 공식적으로 예탁결제원을 떠나게 됐다. 앞서 임기만료를 앞두고 지금까지 예탁결제원 사장이 연임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유 사장도 연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유 사장이 김규옥 부산시 경제부시장 후임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결국 AIIB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유 사장은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행시 26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감독위원회 은행‧증권과장 등을 거쳐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에서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국제금융통’으로 꼽힌다. 이후 금융위 대변인과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을 역임한 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이번에 AIIB 회계감사국장 선임도 그의 빼어난 국제감각을 높게 산 결과로 풀이된다.

한편, 유 사장의 후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후임으로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등을 거친 관료 출신 몇몇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예탁결제원은 기타공공기관으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을 적용받는다. 사장 선임은 임원추천위원회가 열리고, 후보자 공모, 주주총회 의결, 금융위원장의 임명 등을 거쳐 최종 선임된다.

유 사장이 당장 자리를 비우더라도 업무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임인 김경동 전 사장도 임기를 1년여 앞두고 2013년 9월 금융위원회에 사표를 제출했지만 2달만인 그해 11월 유 사장이 자리를 꿰찬 바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사장 선임에 2달 정도 걸리기 때문에 예탁결제원 사장 공백이 길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유 사장이 개인적으로 결정한 일로 후임이 누가될지는 전혀 모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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