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속도 마하 1.2에 핵폭탄 24발 장착가능…대북 무력시위 전개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미국이 북한의 5차 핵실험 강행에 대한 무력시위 차원에서 내일(13일) 한반도로 긴급 출격시키게 된 장거리 전략폭격기(전폭기) B-1B '랜서'는 냉전시대 구 소련과의 전면적인 핵전쟁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전략무기다.

B-52 '스트래토포트리스', B-2 '스피릿'과 함께 미국의 3대 전폭기로 꼽히는 B-1B는 미국이 B-52를 대체하고자 1970년대부터 개발했다. 

길이 44.5m, 폭 41.8m, 무게 86t으로 B-52보다 작고 가벼워 최대속도 마하 1.2라는 타 기종 대비 최고의 비행속도를 지녔음에도 폭탄 탑재 능력 역시 뛰어나다.

기체 내부에 34t, 날개를 포함한 외부에는 27t의 폭탄과 미사일을 탑재한다. 핵폭탄인 B-61과 B-83을 24발이나 장착할 수 있다.

2000파운드급 합동직격탄(JDAM) 24발, 500파운드급 재래식 폭탄 84발, 단거리 공대지미사일(SRAM) 24발, 순항미사일(ALCM) 8발 등도 탑재 가능하다.

마하 1.2의 '초음속' 비행속도 역시 B-52(시속 957㎞)와 B-2(마하 0.9)를 능가한다. 초고속으로 적 전투기를 따돌리고 적지에 핵폭탄을 투하하는 데 적합하다.

항속거리(이륙 이후 연료를 소진할 때까지 비행하는 거리)는 2000㎞에 달하고 공중급유를 받을 경우 사실상 무제한으로 세계 전역을 작전 반경으로 삼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B-1B는 지미 카터 정부 시절인 1977년 개발이 중단됐으나 로널드 레이건 정부 때 개발을 재개해 1984년 첫 비행을 했다. 개발 이후 1998년 미국의 이라크 공습작전인 '사막의 여우' 작전을 시작으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시리아 전역에서 활약했다. 2001년 이후 출격 횟수는 1만2000번을 넘는다.

이번에 미국이 한반도로 전개하는 B-1B 2대는 괌 기지에 있던 것으로, 지난달 초 B-52를 대체하기 위해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엘스워스 공군기지에서 괌 기지로 전진 배치됐다.

B-1B의 전진 배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관심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되는 한편 북한에는 위협으로 간주되고 있다.

북한은 B-1B의 괌 전진 배치에 대해 "미제가 우리에 대한 핵 선제타격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폭로해주고 있다"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미국은 당초 이날 오전 B-1B 2대를 오산기지 상공으로 전개할 예정이었으나 괌 기지에서의 '측풍' 발생 등 기상악화로 하루 연기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을 억제한다는 미국의 입장에는 흔들림이 없다"고 확인한 뒤 "기상 여건이 나아지는 대로 B-1B를 포함한 전략무기를 한반도에 순차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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