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군사령관은 13일 북한의 핵실험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단계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빈센트 사령관은 이날 오전 괌에서 출발한 미국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2대의 한반도 상공 전개 직후 오산기지에서 이순진 합참의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회견에서 "북한은 핵실험을 통해 긴장을 고조시켰고 이는 우리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미국은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한 불변의 의지를 갖추고 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늘 본 것과 같은 항공력 현시 작전을 지속할 것이며 사드(THAAD·종말단계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전개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B-1B 파견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한반도에 전략무기를 전개,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일 것을 시사하면서 사드 배치 추진 의지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빈센트 사령관은 이날 B-1B 파견에 대해 "한미동맹의 많은 군사력 가운데 일부"라며 "계속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를 강화해나가고 한국 방어를 위한 확장억제 제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확장억제란 미국이 동맹국에 대해 자국 본토와 같은 수준의 핵 억제력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술·전략 핵무기와 미사일방어(MD)체계, 재래식 전력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미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규정된 모든 의무를 이행하고 한국을 위험으로부터 방어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며 "우리에게 부여된 책무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순진 합참의장은 북한의 지속적인 핵개발이 정권 자멸을 자초할 것이며, 특히 군사적 도발을 감행한다면 "체제가 뿌리째 흔들리도록 강력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발한 B-1B 2대는 이날 오전 10시쯤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 4대와 미 공군의 F-16 전투기 4대의 호위를 받으며 오산기지 상공을 저공 비행했다.

B-1B는 최대속도 마하 1.2의 '초음속' 전략폭격기로서, 핵폭탄을 최대 24개까지 탑재할 수 있고 급유 없이도 2000km 거리를 비행하며 작전을 수행할 수 있어 '미국 3대 전폭기' 중에서도 최강으로 꼽힌다.

북한의 5차 핵실험 강행 나흘 만에 미국은 이같은 전략무기를 북한 코앞에 들이밀음으로써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