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송편이냐…보고싶은 마음도, 솔잎 묻힐 데도 없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충청권 맹주였던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를 예방해 추석 전 안부를 전하며 환담을 나눴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오후 4시쯤 서울 중구 청구동의 JP 자택을 찾아 간단히 안부인사와 덕담을 나눴다.

추 대표는 JP의 딸 김애리씨와 포옹을 나눈 뒤 집안으로 들어와 "추석도 다가오고 해서 인사드리러 왔습니다"라고 반갑게 말을 건넸고, JP는 "훤하네요"라며 "더 예뻐졌네"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촌언니'이자 JP의 아내 고(故) 박영옥 여사가 지난해 2월 별세했을 때 빈소에서 만난 이래 약 1년 반만에 재회했다.

추 대표가 "지난번 여사님 보내드릴 때 뵀다"고 운을 떼자 JP는 "내 고마움을 표시할 기회를 갖지 못해 늦었는데, 집사람 빈소에 오시고 간 사람을…"이라며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에 추 대표는 지난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당선케 한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당시 JP의 협력 사실을 거론하며 "제가 의리를 지켜야 한다"고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어찌나 여사님을 사랑하셨는지"라며 "(결혼반지로 만든) 목걸이를 (박 여사에게) 걸어주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모든 부부의 부러움을 사셨다"고 JP의 '아내 사랑'을 칭송했다. JP는 "살아있는 동안 그렇게 내자가 고마운 줄 몰랐다"며 환담에 응했다.

JP는 대화 도중 추 대표가 이 자리에 배석한 박경미 더민주 대변인을 "원래 유명한 수학교육자 출신이다.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께서 부르신 분"이라고 소개하자, "김종인 전 대표가? 괜찮은 노인네다"라고 김 전 대표를 호평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환담 자리에 나온 송편을 추 대표에게 권하면서 "이제 세상 굴러가는 것도 마음에 맞지 않는다"며 "토끼똥처럼 (생긴) 이게 무슨 송편이야"라고 대뜸 일정한 모양으로 빚어진 송편에 대고 '악담'을 했다.

이에 추 대표가 "기계로 빚어진 것이니까"라고 답하자, JP는 거듭 "그러니 머리들이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다. 추석은 전통 아니냐. 그 상징인 송편도 전통을 따라야지 이게 뭔가. 하나도 보고 싶은 마음도 없다"면서 "솔잎을 이렇게 좀 묻혀놓고(해야 하는데). 이건 솔잎을 묻혀놓을 데도 없다"고 불평을 이어갔다.

이후 두 사람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송편을 나눠먹기 시작, 환담이 시작된지 약 18분이 된 시점부터 비공개로 추가 대화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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