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미군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와 관련해 "다른 공격을 개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위협함에 따라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제기된다.
리 외무상은 1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마르가리타 섬 포르라마르 시에서 열린 제17차 비동맹운동 각료회의 연설을 통해 "북한은 전략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투입한 미국의 도발에 맞서 다른 공격을 개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비동맹운동은 주요 강대국 블록에 공식적으로 속하지 않거나 이에 대항하려는 국가들로 이뤄진 국제조직으로, 120개 회원국과 17개의 옵서버 국가로 구성돼 있다. 1975년에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한 북한은 1976년 제5차 회의부터 대표단을 파견, 체제 선전과 지지세력 확보의 장으로 활용해왔다.
리 외무상은 비동맹운동 각료회의에서 미군 전략폭격기 B-1B의 한반도 전개를 도발로 규정하고 보복 공격을 시사한 셈이다.
이에 따라 미군 전략자산 전개에 대응해 북한이 도발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예상 가능한 도발로는 ▲지대공 미사일 시험발사 ▲추가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등이 꼽힌다.
북한은 최대 사거리가 260㎞에 달하는 KN-06, SA-5, SA-2, SA-3 등 지대공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을 전방과 동·서해안 지역, 평양 지역에 집중적으로 배치해놓고 있다.
지대공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미군 전략폭격기가 북한 상공에 진입하면 요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대북경고 차원에서 전개하는 미군 전략 폭격기가 북한 영공을 침범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
국제사회의 대북압박에 대응해 추가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1~3번 갱도 중 그간 한 차례도 핵실험을 하지 않았던 3번 갱도에서 언제든 핵실험을 감행할 준비를 마친 정황이 최근 포착됐다.
한미 정보당국은 3번 갱도에서 추가 핵실험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예의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4차 핵실험 때 '핵탄두 폭발시험을 성과적으로 진행했다'고 발표한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한 장거리 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려고 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처럼 인공위성 확보를 명분으로 장거리 미사일(로켓)을 발사해 탑재체를 위성궤도에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ICBM을 시험 발사해 모의 탄두를 미 서부지역과 가까운 해상에 떨어뜨리면 북한 핵 능력이 완성 단계에 근접하고 있음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 노동·무수단·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 북방한계선(NLL) 및 비무장지대(DMZ) 긴장조성 ▲ 대남 사이버테러 등도 북한의 예상 가능한 도발 유형으로 꼽힌다.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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