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재현 기자] 최근 조희팔 사망의 진실 논란이 다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의료기 재임대 사업 등에 대해 확정금리 보장 조건으로 5만명에게 4조원을 모집 후 약 2조원의 돈을 챙겨 중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자살 피해자만 10여명, 드러난 은닉자금은 2000억원 가량에 불과해 돈의 행방이 묘연하다.
지난 2011년5월 마늘밭에서 수백억원이 발견된 사건 이른바 김제 마늘밭 사건이다. 처남들이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 110억원을 받아 본인9매형) 소유의 마늘밭에 돈을 은닉한 사건은 당시 장안의 화제였다. 밭이란 밭은 죄다 뒤지면 돈 뭉텅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란 농담이 나올 정도 였다. 범죄수익금을 은닉한 혐의로 매형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우리 사회에 만연된 자금세탁 사건이 사회적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우리 사회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저하되고 다양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자금세탁행위란 불법재산의 취득·처분을 가장하거나 은닉하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시대에도 일부 상인의 세곡과 관련한 자금세탁 사례가 있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고패(빼돌린 세곡을 감추려 배 난파하기), 화수(세곡 중 일부를 빼돌리고 이를 감추기 위해 쌀에 물을 부어 불리기) 등이 있다.
중인 신분으로 통역 등을 담당했던 관리인 역관은 인삼 밀거래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는 기록이 존재한다.
1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20일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교육연구원(TREIN)이 개원한다.
FATF TREIN은 FATF 회원국과 개도국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자금세탁·테러자금조달 방지 (AML/CFT) 분야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FATF 국제기준 및 상호평가와 관련해 연 평균 10~15회 교육프로그램, 워크샵, 세미나 등을 개최하고 다른 국제기구 등과 지식을 공유한다.
자금세탁방지(AML)제도는 테러자금조달금지(CFT)제도와 함께 오늘날 전 세계 금융회사 등에서 시행 중이다.
지난해 파리 테러, 파나마 페이퍼스, 터키, 방글라데시 테러 등으로 인해 AML/CFT 분야의 중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국제기준 이행 여부를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1년 '특정 금융정보거래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정과 금융정보분석원(FIU) 출범 이래 꾸준히 AML/CFT 제도의 고도화와 국제적 정합성 제고에 노력 중이다.
특히 핵심 제도인 고객확인, 의심거래보고, 고액현금거래보고를 도입해 자금세탁행위의 효과적 방지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자금세탁방지제도가 막연한 이상적인 제도가 아닌 실제 강력한 제재를 가하면서 자금세탁방지에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4년 6월 프랑스 최대 은행인 BNP파리바 은행은 미국의 금융제재 대상국가인 이란, 수단, 쿠바 등과 금융거래를 한 혐의로 미국 정부와 89억7000만 달러(약 9조2032억원) 규모의 벌금에 합의한 바 있다. 이로인해 사상 최대 분기 순손실(약 5조9389억원)을 기록했으며 BNP 파리바 그룹 회장이 사퇴했다.
일본 최대은행인 도쿄 미쓰비시 UFJ은행도 미국 정부의 경제제재 대상국가(이란, 수단, 미얀마 등)에 송금하는 등 자금세탁 혐의로 인해 뉴욕주 금융당국과 지난 2013년 6월 2억5000만 달러(약 2865억원) 벌금에 합의한 바 있다.
우리나라 외환은행(현 KEB하나은행) 일본지점도 폭력단 불벅거래 묵인, 지점 경비의 횡령 및 유용 혐의로 지난 2010년 1월 일본 금융청으로부터 3개월 영업 정지 처분을 받았다.
AML/CFT 분야는 금융을 넘어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으며, FATF 국제기준에 대한 이행 요청 또한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AML/CFT 제도의 고도화 및 국제적 정합성 제고는 국제기준 준수에 따른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투명성과 대외 신뢰성 향상 뿐 아니라 국내적으로도 후진적 금융관행 개선을 통해 공정하고 부패 없는 사회를 만드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AML/CFT 제도의 발전과 효과적 작동을 위한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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