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8일 제5차 핵실험을 계기로 가시화된 북한의 핵 위협과 관련 미국 내에서 제기된 '북한 선제타격론'에 대해 "지극히 위험하다"면서 "한반도는 잿더미가 된다"며 극력 반대했다.
미국 마이크 멀린 전 합참의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 외교협회(CFR)에서 주최한 '북한에 대한 선택-동북아 안정을 위한 중국의 역할' 보고서 발간 토론회에서 "만약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에 아주 근접하고 미국을 위협한다면 자위적 측면에서 북한(미사일 발사대 등)을 선제타격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미 오바마 행정부의 전직 군 최고위 인사가 북한 문제에 대해 비교적 온건한 주장을 펴온 CFR에서 대북 선제타격론을 먼저 꺼내든 것으로, 제5차 핵실험 이후 미국의 대북 경계수위가 급격히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극히 위험하고 국제적으로나 미국 내에서도 지지를 받지 못하는 발언"이라며 "이번 미국 방문에서도 미 조야 지도자나 심지어 강경파로 구분되는 (월터) 샤프 장군(전 한미연합사령관) 등 예비역 장군들도 누구도 '공격'이란 단어를 입에도 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CFR의 이번 보고서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인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를 '실패'로 규정하고 있으며 멀린 전 의장과 샘 넌 전 상원의원이 공동으로 대표 집필, 오바마 행정부 요인들은 물론 월터 샤프 전 사령관도 참여하고 있어 북한 선제타격론을 개인의견으로 치부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지원 위원장은 또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 (빌) 클린턴 정부에서도 선제 타격을 검토했다는 걸 기억한다"며 미 1994년~1997년 국방부 장관을 지낸 윌리엄 페리 전 장관을 거론했다. 페리 전 장관은 클린턴 정부 대북 포용정책인 일명 '페리 프로세스'를 주도한 인물이다.
박 위원장은 "얼마나 많은 한국인과 주한미군 등 미국시민들이 생명을 잃고 재산 피해가 있을 지를 페리가 웅변으로 증명했다"며 "만약 미국이 선제 타격을 하면 우리 국민 모두가 죽는다. 한반도는 잿더미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 선제타격은)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개입으로 이어지며 국제적으로는 침략 전쟁으로 규정돼 지지도 받지 못한다"며 "다시 한번 이런 불필요하고 위험한 발언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음을 밝힌다"고 했다.
이와 함께 "북핵 폐기를 위해선 제재와 대화,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미국은 중국을 설득하고 우리는 북측과 대화해야 한다"고 구체적 방법론이 결여된 그동안의 '북핵 외교론'을 되풀이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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