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시점·국민보고 답변 보면 결심 선 듯…정당선택 지켜보고 대응"
"'사드 근본 반대 부인' 정세균 의장만 해…당론 입장 변한 것 없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여권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임기 종료 후 대권 행보에 나설 경우를 상정, "사무총장으로 있을 때 북핵 문제의 해결 기미를 만들지 못한 분인데 그 능력을 검증하지 않겠나"라고 날을 세웠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방미 종료 기자간담회에서 "차기 대선주자에게 안보문제가 매우 중요한 과제인데 (반기문 총장은)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으로 10년 동안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반 총장의 대선 출마여부에 대해 귀국시점과 '국민 보고'에 대한 답변을 근거로 "결심이 선 것으로 보인다"고 기정사실로 간주했다.

그는 반 총장의 임기 종료 후 귀국 시점에 대해 "보편적으로 10년간 국제수장으로 쉬지않고 일했으면 1~2개월 쉬고 정리할 일이 많은데 '내년 1월 중순 이전 들어온다'고 했다"며 '이례적으로 빠른 귀국'이라고 지적, "질문의 함의를 모를 분이 아닌데 귀국 시점을 결정했다면 정치활동도 결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민 보고'를 제안하자 "(반 총장) 평소 발언 방식을 보면 '판단하겠다'고 했을 텐데 '그런 기회가 오면 너무 좋다'고 답했다"며 "이 두가지 답변을 통해 국민과 광범위하게 접촉하겠다는 취지로 받아들였고, 정치 행보를 하겠다는 의사표현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사진=미디어펜


다만 반 총장을 향한 공세의 고삐를 당기기 전 신중한 태도를 취할 방침도 시사했다.

우 원내대표는 "반 총장의 속내를 확인한 건 성과 아닌가. 야권이 그에 대한 전략을 짤 수 있게 됐다"며 "반 총장이 어떤 방식으로 국내 저치에 접근할 지, 어느 정당을 선택할 지 여러 측면에서 우리 당의 대응보다 그 분이 선택할 변수들이 녹록치 않다고 본다. 그걸 보고 대응전략을 구사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반 총장에 입당 권유 의향 유무에 대해선 "봐야 안다"고 여지를 남기며 "그날(접견 당일) 정진석 원내대표와 너무 친하게 지내서, 반 총장 러브콜이 새누리당 전체 생각인지는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반 총장의 여권 주자로서의 조기 등판과 무관하게 6월 이전 당내 대선 경선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희당 당헌 당규에도 대선 180일 이전에 하도록 돼있기 때문에 양보할 생각 없다"고 말했다.

한편 우 원내대표는 자신과 정세균 국회의장이 미국 의회지도부와 대면한 자리에서 '사드 배치에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며 "성숙한 안보의식을 보여줬다"고 호평한 것에 대해 "그건 정세균 의장이 말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지난 지도부는 신중론을 구사했고 추미애 대표는 개인적 소신으로 여전히 사드에 반대한다"며 "당론 정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에 대해선 입장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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