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가 최근 종말단계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정면 반대라는 그동안의 당론에서 다소 물러난 입장을 밝힌 이후 진보·보수 양쪽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사드 배치 찬성으로 여론이 기울고 있는 것을 감안한 데다 창당 초기 '안보는 보수'라는 기조를 되찾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되나, 유권자들은 이같은 행보를 "철수 정치"라며 냉소적인 눈길을 보내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전날(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선일보'와 가진 인터뷰 중 사드 배치에 대해 "핵개발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 제재에 중국을 끌어들이기 위한 도구"라며 "중국이 대북제재를 거부한다면 자위적 조치로서 사드 배치 명분이 생기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드 배치를 '자위적 조치'로 인정한 발언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함경북도 수해를 입은 북한 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무조건적으로 진행해선 안 된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19일 오전 3시 '조선닷컴'에 해당 인터뷰 기사가 실린 뒤 같은날 오후 6시30분경까지 181개의 댓글이 달렸다.

한 진보성향 유권자는 "가장 좋은 사드 카드를 조건 없이 사용해버리고 중국이나 러시아에 양보를 요구하는 게 말이 되느냐. 그래서 리더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판단해야 하며 머리가 좋아야 한다"고 안 전 대표가 중국의 대북제재 동참을 요구한 데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겨우 그게 반대 철수 명분이냐. 참으로 옹색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그러나 보수성향 유권자들은 그가 '조건부 사드배치 찬성' 입장을 낸 데 대해 "국가안보는 국민 생명을 담보해 내가 이만큼 양보했으니 너도 이정도 양보하라고 할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방어 무기를 배치하는데 중국 허락을 맡고 하느냐. 대통령 나오려는 사람들 자질이 의심된다", "핵 맞고 나서 사드 배치하자고 주장할 인간"이라며 불만족 섞인 질타를 쏟아냈다.

찬성 여론이 대세를 형성하자 뒤늦게 입장변화를 보인 데 대해서도 "국민들 뒤만 따라가는 지도자가 필요한가. 세금만 축난다"고 꼬집었으며,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 덮으려고 무조건 사드 발목잡기하더니, 그것마저도 작심삼일 '물철수'냐"는 맹비난도 나왔다.

반면 이 중 일부는 "안철수가 웬일로?", "안철수가 이제야 철이 드는가", "이제야 똥인지 된장인지 분간이 되나", "많이 늦었지만 조금은 알았으니 다행이다. 건전한 대선주자가 되어주길" 등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한편 또다른 유권자들은 "그래서 사드 배치 반대냐, 아니면 반대 철회냐. 뜨뜨미지근하고 껄쩍지근하다", "안철수 말은 도저히 못알아듣겠다"며 명확한 찬반 입장을 요구하는 한편 "철수야, 또 철수하니?", "드디어 또 했던 말을 철수한다. 그래서 안철수의 말은 좋은 말도 믿음이 안 간다", "사드 반대하다가 또 철수한다. 언제 안 철수할 건가?" 등 안 전 대표의 입장 번복을 집중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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