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미국과 중국이 북한에 핵 프로그램 개발 관련 물자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중국 랴오닝 ‘훙샹그룹’ 제재에 공조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컨더리 보이콧 적용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270호의 완벽한 이행을 거듭 천명한 중국이 처음으로 자국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수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중국 외교부는 20일 북한에 핵 프로그램 개발 관련 물자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훙샹그룹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훙샹그룹이 대북교역 문제와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를 확인해달라’는 질문에 “중국 유관 부문이 훙샹그룹에 대해 법에 따라 경제범죄 및 비리 혐의로 조사를 하고 있다”며 “곧 추가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침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가 유엔총회 참석 계기로 뉴욕에서 회동해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규탄하고, 양국간 ‘사법채널을 통한 협력 활성화’를 논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이는 북한의 지난 9일 5차 핵실험 이후 북한정권뿐 아니라 북한을 돕는 제3국의 기업과 은행, 단체도 직접 제재해야 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실행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훙샹그룹에 대한 중국 당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 사법당국의 관련 정보 제공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 소속 검사들이 지난달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랴오닝성 소재 훙샹그룹 자회사인 ‘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와 이 기업 대표인 마샤오훙(여·45)의 대북거래 혐의를 알렸고, 중국 공안은 해당 기업과 마 대표 등의 자산 일부를 동결했다.
훙샹실업의 혐의는 이날 공개된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연구기관인 C4ADS의 공동연구에 상세히 드러나 있다.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1년부터 5년간 중국에 1억7100만 달러(약 1900억원)어치를 수출했으며, 여기에는 군사용으로 쓰일 수 있는 물품 4종류도 포함됐다.
해당 물품은 99.7% 고순도 알루미늄괴를 비롯해 텅스텐의 최종 가공품인 암모늄 파라텅스테이트(APT), 산화알루미늄, 3산화텅스텐 등으로 미사일은 물론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와 같은 대량파괴무기 제조 과정에서 중요하게 쓰이는 원자재들이다. 일부 중국 기업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돕고 있다는 의혹이 실체로 드러난 셈이다.
훙샹실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개별기업의 불법거래에 대한 법무부 차원의 사법적 조치라는 점에서 ‘세컨더리 보이콧’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미 법무부가 중국 당국의 협조를 받아 훙샹실업을 처벌할 경우 그 효과는 세컨더리 보이콧 이상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미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벤 카딘 의원은 잭 리드, 다이앤 파인스타인, 리처드 더빈, 찰스 슈머 상원의원 등과 공동 발의한 결의안의 내용처럼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연루된 기업과 단체들이 국제 금융시장과 은행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등 대북 압박이 본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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