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장기실업자 비중이 4개월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21일 통계청은 지난달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수는 18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만2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증가폭은 실업자 기준을 구직 기간 1주일에서 4주일로 바꾼 1999년 6월 이후 가장 큰 수치다. 

또 지난 8월의 6개월 이상 실업자 수는 1999년 8월 27만4000명을 기록한 이후 8월 기준으로 최대치다.

장기실업자 수는 지난 2014년 이후 매달 평균적으로 1만∼2만여 명씩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초까지 증가 폭이 3만∼4만여 명으로 확대됐고, 지난 7월 5만1000명으로 급등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증가 폭이 6만 명대로 늘었다.

전체 실업자 중 장기실업자 비중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전체 실업자 중 장기실업자 비율은 18.27%로 IMF 외환위기 여파로 몸살을 앓던 1999년 9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1999년 당시 20%에 달했던 장기실업자 비율은 이후 꾸준히 하락해 2010년 이후에는 7∼8% 선을 유지해오다 지난해 5월 장기실업자가 늘면서 장기실업 비중은 10%대로 올라섰다. 이어, 올해 7월에는 10% 후반대까지 치솟았다. 

단기 실업은 구직과정이나 경기침체기에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경제현상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실업자들이 구직에 잇따라 실패해 발생하는 장기실업은 일반적으로 경기 이상 징후로 읽힌다. 

특히 한국은 통상적으로 장기실업보다 단기실업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몇 달 새 두드러진 장기실업자 증가세는 매우 우려할만한 신호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