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바른언론연대는 21일 "'경주 지진' 국민불안 정부불신 소재로 삼는 언론을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 바른언론연대는 "사람이 가만히 있을 때에나 느낄 수 있는 진도 1~2 수준의 약진까지 한꺼번에 '지진'의 영역에 포함시켜 '경주지역에서 계속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는 식의 보도"로 "국민적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언론은 이번 경주 지진을 기회로 삼아 정부의 책임을 묻는 데 열을 올리며 국민 불안과 정부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며 "국가 재난주관방송사인 KBS 조차 시사프로그램에서는 외국의 강진 피해사례를 나열하며 한반도 대지진의 악몽을 묘사하고, 뉴스에서는 '8시 33분의 저주'라며 지진 발생 시각이 우연히 일치하는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세간의 낭설을 제목으로 뽑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바른언론연대는 "초당적 사안을 그저 정쟁 사안으로 활용하며 정부를 몰아세우는 데에만 혈안이 돼 있는 야당과 짬짜미 하듯 언론이 휘둘려서는 절대 안 된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 경주 지진에 비교할 수 없는 크나큰 재앙의 시발점이 될 북한 핵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야말로 우리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을 위한 올바른 자세임을 언론과 야당은 주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바른언론연대 성명서 전문이다.


[성명]

'경주 지진' 국민불안 정부불신 소재로 삼는 언론을 규탄한다

지난 12일 저녁 8시 30분경 경상북도 경주시에서 진도 5.8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400여 차례의 여진이 이어지다 진도 4.8 규모의 지진이 19일 비슷한 시각에 다시 발생했다. 최근 7년간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횟수를 훌쩍 뛰어넘은 데다, 기상관측 이래 가장 강한 지진으로 기록됐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처음 겪는 지진과 이로 인해 발생한 피해는 경주를 비롯한 주변 지역 주민들을 포함하여 그 동안 한반도를 '지진 안전지대'로 알고 있던 우리 국민 모두에게 경각심을 심어주었다.
그 동안 가까이는 일본과 중국, 그리고 네팔과 이탈리아 등 최근 일어난 지진 피해 사례들을 뉴스 보도로 접해왔던 우리 국민은 새로이 맞닥뜨린 '지진 재난'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모른다는 사실에 가장 큰 분노를 느끼고 있다.

그러나 우리 언론은 이러한 국민적 분노를 해소하기는 커녕, 이를 소재로 삼아 국민적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사람이 가만히 있을 때에나 느낄 수 있는 진도 1~2 수준의 약진까지 한꺼번에 '지진'의 영역에 포함시켜 '경주지역에서 계속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는 식으로 퉁치는가 하면, 양산단층 가까이에 위치한 원자력발전소를 끊임없이 보도에 등장시키면서 전문가의 입을 빌어 향후 강진이 올 것이라는 예측을 마치 예언마냥 전하고 있다.

한반도 강진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라시대와 조선시대의 기록을 바탕으로 최대 7.0 수준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 예측한 바 있다. 그러나 모든 자연재해가 그러하듯, 지진 또한 그 피해를 최소화하고 피해발생 시 최대한 신속하고 안전하게 복구하는 작업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언론은 이번 경주 지진을 기회로 삼아 정부의 책임을 묻는 데 열을 올리며 국민 불안과 정부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 국가 재난주관방송사인 KBS 조차 시사프로그램에서는 외국의 강진 피해사례를 나열하며 한반도 대지진의 악몽을 묘사하고, 뉴스에서는 '8시 33분의 저주'라며 지진 발생 시각이 우연히 일치하는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세간의 낭설을 제목으로 뽑기까지 했다. 이것이 우리나라 국가 재난주관방송사의 현 주소이니 다른 방송사는 오죽하겠는가!
올바른 언론이라면 세간의 낭설을 주워 담아 시청자 이목을 끄는 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국민안전처 홈페이지에만 의존하는 우리 국민들을 위해 지진 발생 시 대응요령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정부에 대해서는 보다 완성된 지진 대응 방책을 마련하는 채찍질에 보도의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우리 언론은 민생은 온데 간 데 없고 정부에 대한 지적에만 몰두하는 야당과 같은 행보를 걸어서는 안 된다. 초당적 사안을 그저 정쟁 사안으로 활용하며 정부를 몰아세우는 데에만 혈안이 돼 있는 야당과 짬짜미 하듯 언론이 휘둘려서는 절대 안 된다. 야당 또한 촌각을 다투며 초당적, 상식적 접근이 필요한 사안을 정쟁거리로 둔갑시키는 못된 습관을 버리기 바란다.

끝으로, 지금 이 시점에서 경주 지진에 비교할 수 없는 크나큰 재앙의 시발점이 될 북한 핵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야말로 우리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을 위한 올바른 자세임을 언론과 야당은 주지해야 할 것이다.

2016. 09. 21
바른언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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