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대란 사태 해소하기엔 역부족…산은 구원투수로 나설지 여부 주목
[미디어펜=백지현 기자]한진해운에 대한 추가지원을 두고 공전을 거듭하던 대한항공이 우여곡절 끝에 600억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당장 바다 위를 떠돌고 있는 한진해운 선박에 이번 긴급 자금을 투입해 화물을 내릴 방침이지만, 물류대란 사태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22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30분 긴급 이사회를 열고 한진해운의 매출채권을 담보로 600억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은 지난 13일 조양호 회장이 출연한 사재 400억 원을 합쳐 총 1000억원을 지원하게 됐다. 여기에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의 사재 100억 원까지 합한 1100억 원을 지원받아 당장 밀린 하역비 등에 투입할 방침이다.

앞서 대한항공 이사회는 지난 10일 한진해운이 보유한 미국 로스앤젤러스의 롱비치터미널을 담보로 자금을 지원하려 했다.

하지만 한진해운이 이미 롱비치터미널을 담보로 대출받은 6개 해외 금융사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하는 데다 배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자금 지원은 실현되지 못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사회 의결에 따라 집행은 즉시 진행될 것”이라며 “당장 진행돼야 하는 하역 작업 등에 비용이 우선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지원을 두고 공전을 거듭하던 대한항공이 우여곡절 끝에 600억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한진해운


문제는 한진해운이 확보한 자금으로 현재까지 밀린 하역비를 갚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업계는 당장 물류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2000억원 수준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추가지원을 둘러싸고 공전을 거듭하는 사이 하역작업이 지연되면서 선박 반환 지연 등에 따른 용선료 등 물류 대산 해소에 필요한 자금이 불어난 상황이다. 현재 한진해운이 운용 중인 컨네이너선 97척 가운데 하역을 완료한 선박은 30척에 불과하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에 대한 더 이상의 지원여력은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이사회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지원 여력은 이미 다 했다”며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지원은 더 이상 힘들다”고 말했다.

변수는 산업은행이 구원투수로 나설지 여부다. 현재 산업은행은 한진해운 물류대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지원을 검토 중이다. 산업은행은 이날 오전 회의를 열어 화물운송료를 선순위 담보로 잡고 500억 원을 긴급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산은의 내부검토와 금융당국 등 관련 기관과 협의를 마치면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지원안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