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현대상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 자산을 인수하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현대상선은 우선 한진해운이 보유하거나 빌린 선박 중 경쟁력 있는 배를 추려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25일 해운업계와 채권단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중장기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만들기 위해 3개 외부기관에서 각각 IT·인사·경영분야 컨설팅을 받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경영 컨설팅은 AT커니로부터 받고 있으며 IT와 인사컨설팅은 각각 IBM과 국내 컨설팅업체가 진행한다.
컨설팅 과정에서 한진해운의 선박·인력·네트워크 가운데 현대상선이 인수해 시너지를 낼 만한 자산이 추려질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이 운항하는 컨테이너선은 모두 97척으로 한진해운 소유가 37척, 빌린 배(용선)는 60척이다.
현대상선은 먼저 한진해운이 선주들에게 빌렸다가 반납하는 배들을 몇 척 정도 이어받아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지 살펴보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경쟁자가 사라진 상황에서 확고히 자리를 잡아야 한다"며 "한진해운 용선을 적극적으로 가져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국 선주에게 배를 다시 빌려오는 과정은 순조로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해운업 침체로 배를 빌리려는 수요가 뚝 끊겨 선주들은 배를 돌려받더라도 다시 빌려줄 선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에 선박금융을 제공한 금융기관과는 한진해운 계약을 넘겨받을 수 있는지를 타진해보고 있다.
보통 해운사들은 배를 지을 때 선박 건조비용의 80∼90%를 선박을 담보로 금융회사에서 빌린 후 갚아나가는데, 이를 선박금융이라고 한다.
다만, 선박금융 상환이 완전히 끝나 온전히 한진해운 소유가 된 배에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그만큼 오래된 배이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한진해운의 강점이었던 '미주노선 최강자' 자리를 노리고 있다. 한진해운의 부재로 약해지는 미주노선을 다른 외국 해운사들이 차지하지 못하게 치고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미주노선이 무주공산이 된 만큼 빈 곳의 운항 비중을 더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경영컨설팅이 끝나는 11월 중순 이후 한진해운 자산인수를 통한 선대 확충, 노선 확대 등을 담은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는 29일에는 신임 최고경영자(CEO)인 유창근 사장이 취임해 경영 정상화 방안 수립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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