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생명, ING생명, KDB생명 등 매물로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 M&A 시장에 매물들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정작 매각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국내 생명보험사 M&A 시장에 매물들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정작 매각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미디어펜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PCA생명 매각 관련 본입찰에서는 장부가인 3000억원에 못 미치는 인수가가 제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PCA생명 매각에 뛰어든 미래에셋생명과 중국계 자본 한곳이 제시한 인수가는 1500억~2000억원 가량으로 거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PCA생명과 더불어 M&A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는 ING생명과 KDB생명 역시 매각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 중 매력적인 매물로 꼽히는 ING생명의 매각 작업도 더디게 진행이 되고 있다. 

지난 2013년 말 ING그룹으로부터 ING생명 한국법인 지분 100%를 인수한 MBK는 최근 ING생명을 M&A 시장에 내놨다. 

MBK는 입찰시 일정 금액 이상을 제시해 본입찰을 통과한 인수 후보들을 대상으로 다시 가격 경쟁을 붙여 매각을 높이는 프로그레시브 딜(경매호가입찰)의 방식으로 ING생명의 매각을 진행, 한달 넘게 가격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MBK측은 ING생명을 3조~4조원 가량에 매각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그닥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협상에 뛰어든 중국계 기업들 조차도 MBK측이 원하는 희망 매각가에 못 미치는 매각가격을 제시, 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예비입찰을 통해 매물 시장에 나온 KDB생명도 산업은행에서는 매각 가격으로 8500억원 수준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를 충족시킬 만한 곳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이처럼 보험 M&A 시장에 나온 매물들의 몸값이 떨어지는데에는 저금리 기조와 함께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 등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 생명보험업계 시장의 전망이 그닥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IFRS4 2단계이 도입될 경우 자본확충이 필요해진다. 따라서 국내 보험사들은 굳이 매물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매물로 나와있는 보험사들의 경우에도 향후 투자해야할 자본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

앞서 매각이 진행됐던 알리안츠생명은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매각가인 2000억~3000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약 35억원(300만달러)에 중국 안방보험의 품으로 넘어가 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당시 알리안츠생명이 예상에 못 미치는 가격에 매각이 진행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들이 있었지만 IFRS4 2단계에 따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더불어 생보업계는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과거 고금리확정형 상품들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자산운용수익도 악화되는 등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볼때 회사의 수익전환에 대한 판단은 인수 결정에 중요한 요인이 될텐데 새회계기준 도입 등으로 자본확충 부담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나마 자본력이 있는 중국계 자본들로 넘어가기가 쉬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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